전직 총리 첫 수감되던 날…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징역 2년의 실형이 확정된 한명숙 전 국무총리(앞)가 24일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서 수감 전 동료 국회의원 및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의왕=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한 전 의원은 이날 오후 1시 35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 검은 정장 차림으로 나타났다. 미리 와 있던 지지자들과 일일이 포옹과 악수를 나눈 그는 “나는 결백하고 당당하기 때문에 울지 않겠다”며 “사법 정의가 죽었기 때문에 장례식에 가려고 상복을 입었다”고 말했다. 검찰은 21일 한 전 의원의 형을 집행할 계획이었지만 한 전 총리의 요청을 받아들여 입감을 사흘 미뤘다.
구치소 앞에 모인 한국여성단체연합 소속 회원 100여 명은 결백을 뜻하는 백합꽃을 든 채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며 한 전 의원을 배웅했다. 이 자리에는 이종걸 원내대표와 신경민 서영교 임수경 진성준 장하나 유은혜 박범계 한정애 의원 등이 참석했다. 문재인 대표 등 당 지도부는 대부분 불참했다. 새정치연합은 “법원 판결까지 정치탄압으로 모는 것은 무리”라는 일부 의원의 지적과 ‘비리 정치인 감싸기’라는 여론의 역풍을 감안해 참석 여부를 의원 자율에 맡겼다. 이 원내대표도 당 지도부 자격이 아닌 ‘신공안탄압저지대책위원장’ 자격으로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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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전 의원은 구치소에서 수형자 분류 절차를 거친 뒤 기결수가 수감되는 교도소로 이감될 예정이다. 2017년 8월 박근혜 정부 임기 말에 출소하지만 사면 복권을 받지 못하면 수감 생활이 끝난 뒤 10년이 지난 만 83세까지 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이날 한 전 의원의 정치탄압 주장을 두고 법조계 안팎에선 “항소심 실형 선고에도 불구속 재판 ‘특혜’를 누리던 사람이 대법원 판결에도 끝까지 희생양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사법체계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삼권분립을 외치던 사람 맞나” “정치 희생양 흉내 그만 내라” 등의 비판 글이 올랐다.
의왕=신동진 shine@donga.com / 한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