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시 루이스(30·미국)는 미국 여자 골프의 에이스다. 미국 선수 가운데 가장 높은 세계 랭킹 3위에 올라 있고,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도 상금 3위로 미국 선수 중 최고다.
하지만 명색이 미국을 대표하는 간판이지만 올 시즌 아직 우승이 없다. 정상의 문턱에서 번번이 ‘코리안 징크스’에 시달린 탓이다. 루이스는 24일 캐나다 밴쿠버GC(파72)에서 끝난 미국 LPGA투어 캐나디언 퍼시픽 여자오픈에서 연장 끝에 준우승에 머물렀다. 우승 트로피는 서울에서 태어난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8)에게 돌아갔다.
이날 루이스는 하루에 5타를 줄이는 뒷심을 발휘해 최종 합계 12언더파 276타로 전날 공동 선두였던 리디아 고와 동타를 이뤘다. 리디아 고는 마지막 라운드에 버디 1개와 보기 1개로 타수를 줄이지 못하는 답답한 상황이었다. 18번 홀(파4)에서 열린 연장전에서는 리디아 고 보다 앞서 마지막 라운드 경기를 마친 루이스의 상승세가 예상됐다. 하지만 지난해 아칸소 챔피언십 이후 14개월 만의 우승을 노렸던 루이스는 티샷을 왼쪽 러프에 빠뜨렸다. 세컨드 샷마저 왼쪽으로 심하게 당겨 갤러리 구역으로 보낸 루이스는 결국 3온 2퍼트로 보기를 해 2온 2퍼트로 파를 낚은 리디아 고에 패했다.
캐나디언 퍼시픽 여자오픈에서 리디아 고는 아마추어 시절인 2012년 LPGA투어 사상 최연소인 15세 4개월 2일의 나이로 우승한 뒤 이듬해 대회 2연패에 성공한 데 이어 통산 3번째로 우승하는 각별한 인연을 보였다. 시즌 3승에 우승 상금은 33만7000달러(약 4억 원). 당초 한국에서 캐나다로 이민을 가려다 날씨 관계로 따뜻한 뉴질랜드에 정착했던 세계 2위 리디아 고는 “내 골프 인생을 바꾼 곳에서 또 우승해 너무 기쁘다. 뜨거운 응원을 받아 내가 마치 캐나다 사람이 된 것 같았다”며 웃었다.
18번 홀에서 짧은 버디 퍼팅을 놓쳐 1타차로 연장전에 합류하지 못한 김세영은 유소연과 공동 3위를 차지했다. 캐나다의 천재 소녀골퍼 브룩 헨더슨(17)은 공동 23위.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