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간 ‘막장 싸움’을 벌여온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동생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최종 승리로 막을 내렸다. 한국과 일본의 롯데 계열사들을 지배하는 일본 롯데홀딩스는 어제 일본 도쿄에서 주주총회를 갖고 신 회장이 요구한 ‘사외이사 선임’과 ‘법과 원칙에 의거하는 경영 방침 확인’ 안건을 모두 수용했다. 신 회장은 이번 주총을 통해 형인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과의 지분 경쟁에서 승리했음을 널리 알렸다. 그러나 한일(韓日) 롯데의 ‘단일 총수’에 오른 신 회장이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개선과 투명 경영을 실천에 옮길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신 회장은 주총 직후 발표문을 통해 “경영과 가족의 문제를 혼동해서는 안 된다. 회사의 경영은 법과 원칙에 의거해야 한다”고 밝혔다. ‘법과 원칙에 의한 경영’이라는 당연한 내용이 주총 안건이 된 것부터 비정상적인 운영을 보여준다. 일본 롯데홀딩스에 사외이사가 선임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투명 경영을 약속했으면서도 어제 주총은 사전에 개최 장소를 비밀에 부쳤을 정도로 폐쇄적이었다. 신 회장은 “롯데그룹은 한국 기업”이라고 강조해 왔으나 일본 롯데가 한국 롯데를 지배하는 시스템임이 이번 주총을 통해 다시 확인됐다.
신 회장은 롯데그룹에 대한 국민들의 의구심이 확산되자 롯데그룹의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하고 416개나 되는 순환출자도 올해 말까지 80%를 해소하겠다고 지난주 밝혔다. 호텔롯데를 상장하고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팀도 만들겠다고 했다. 이런 약속들이 위기를 모면해 보려는 빈말에 그쳐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