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화 서울아산병원 교수 논문
뇌가 활성화되는 부위를 찍을 수 있는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으로 게임경험군의 뇌(사진)를 찍었다. 실험을 하는 동안 게임경험군이 비경험자에 비해 고위 인지 기능을 담당하는 앞쪽 뇌가 더 많이 활성화(반짝이는 부분)된다는 것이 확인됐다. 강동화 교수 제공
과연 게임을 많이 하면 머리, 즉 뇌에 나쁜 영향을 미칠까. 이와 상반된 결과의 논문이 최근 발표돼 화제다. 강동화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스타크래프트, 워크래프트와 같은 전략 전술 게임을 한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시(視)지각 학습능력이 더 발달됐고, 고위 인지능력 형성에도 좋은 영향을 미쳤다는 내용의 논문을 국제학술지 ‘신경과학저널(The Journal of Neuroscience)’ 최근호에 게재했다.
지각 학습은 반복적으로 훈련하면 잘하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시지각 학습은 계속 보면 더 잘 보게 되는 것이다. 이 학습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무의식적으로 이뤄진다는 데 있다.
그리고 전략 전술 게임의 대표주자인 스타크래프트와 워크래프트를 1000번 이상 했고, 최근 3개월 동안 1주일 중 4시간 이상 해온 실험군 15명과 전혀 게임을 한 적이 없는 대조군 16명을 대상으로 시지각 학습능력에 대해 실험했다. 실험군과 대조군 모두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남성으로 구성했다.
그 결과 게임경험자군이 비경험자군보다 시지각 학습능력이 뛰어났고,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뇌의 어느 부분이 활성화되는지 알아보는 장치)에서
앞쪽 뇌(전두엽)가 더 많이 활성화되는 것을 확인했다.
또 뒤쪽 뇌와 고위 인지능력을 담당하는 앞쪽 뇌(전두엽)로 가는 연결도 더 탄탄하게 나타났다. 즉 다량의 시각 정보를 재빨리 처리하면서 앞쪽 뇌가 담당하는 의사결정을 하는 능력, 즉 고위 인지능력도 더 발달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강 교수는 “전략 전술 게임은 뇌 기능 발달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며 “다만 적절하게 자극을 주는 수준이어야지 중독이 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실험군도 게임을 즐기면서 일상생활을 잘하는 사람들로 구성했다. 게임 중독이 되면 마약에 중독된 것처럼 뇌의 인지능력과 감정 조절 능력이 크게 떨어진다는 사실은 기존 여러 실험 등을 통해 밝혀진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