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대 2명 1학기 학점취소-무기정학… 학교측, 성적조작 의혹에도 덮기 급급
대학생들이 조직적으로 학교 전산시스템을 해킹해 출석부를 조작한 사실이 드러났다. 그러나 대학 측은 외부 해커와의 공모 의혹이 제기되는데도 수사 의뢰조차 하지 않았다.
11일 인하대에 따르면 e-러닝 시스템을 통해 사이버 강좌인 서머스쿨(계절학기)을 수강한 이 대학 2학년과 4학년 IT공대 학생 2명이 출석 일수를 조작한 사실이 지난달 적발됐다. e-러닝은 인터넷과 유선망, 웹 기술을 활용해 학생이 집이나 학교 밖에서 인터넷에 접속해 사이버 공간을 통해 강좌를 듣는 시스템이다.
이들은 사이버 강좌를 제대로 듣지 않은 채 전산시스템 서버를 해킹해 출석 일수를 높이는 수법으로 과락(科落)을 면한 것으로 드러났다. 출석 기록이 저조하면 F 학점을 받기 때문에 해킹을 통해 사이버 강좌의 수강 기록을 높인 것이다.
하지만 학생들 사이에서는 학교 내 다른 해커들이 조직적으로 출석부 조작 등 성적을 조작했다는 의혹이 퍼지고 있다. 학교 내 악성 해커들이 자신들의 해킹 기술을 악용해 전산시스템 서버에 접근해 해킹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학교 담당자는 “아무 말도 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화이트 해커(해킹을 방어하는 전문가)는 “학생들에게 해킹당한 것은 학교 전산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며 전산실 내부에 다른 공모자가 있을 수 있다”며 “성적 조작 등 2차 범행이 이뤄졌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e-러닝 시스템 개발 업체를 점검하면 어떻게 해킹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