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입주하면 창업대박” 美MBA도 주목… 2기 경쟁률 27대 1

입력 | 2015-08-05 03:00:00

[박근혜노믹스 ‘마지막 골든타임’ 2부]
[‘창조경제’ 현장을 가다]<2>SK그룹 대전-세종혁신센터




4일 대전 유성구 KAIST 나노종합기술원 9층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박철순 KAIST 교수(서 있는 사람 중 오른쪽)가 ‘2기 드림벤처스타’ 심사위원들에게 모바일 게임 관련 창업 아이템을 설명하고 있다. 이날 총 267개 지원 팀 중 21개 팀이 최종면접을 봤다. SK그룹 제공

“센터 내 스태프들이 가장 고맙습니다. 밤 11시에도 피드백을 주셨던 분들입니다. 제 전화기와 이메일을 보여드리고 싶네요.”(이경수 테그웨이 대표)

“예전에는 국제 가전전시회(CES·미국)와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스페인)를 단독으로 가다 보니 별 주목을 못 받았어요. 올해는 SK텔레콤 전시관을 이용했더니 20개국 70여 개 업체로부터 제품설명서나 사업제안서 요청을 받았습니다.”(최병일 나노람다코리아 대표)

지난달 23일 대전 유성구 KAIST 나노종합기술원 9층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1기 드림벤처스타’인 10개 벤처기업들의 기자간담회에서 나온 발언들이다.

지난해 10월 대전센터에 입주한 1기 벤처들은 이날 ‘매칭 데이’에서 벤처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간단한 기업설명회도 가졌다. 임종태 대전센터장은 “드림벤처스타 1기의 성공은 미래창조과학부, 대전시, SK그룹 등 관련 기업 및 기관들이 한뜻으로 역량을 모아 이뤄낸 결과”라며 “대전센터는 이들 기업이 ‘졸업’ 후에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 특허 공유 통한 기술사업화 박차

지난달 30일 대전센터에서는 또 한 번의 매칭 데이가 열렸다. 이번에는 투자 유치가 목적이 아니라 특허 및 기술 이전을 위해서였다. 일종의 ‘기술거래 장터’가 열린 셈이다. 이날 SK그룹 계열사와 KAIST, 대덕연구단지 내 연구기관 등은 모두 8000여 건의 특허 및 기술을 내놓았다.

민재명 씨(27)는 이날 SK텔레콤의 ‘링백톤’(컬러링의 일종) 기술을 포함해 모두 9건의 특허기술을 이전받았다. 그는 2, 3년 전부터 링백톤을 이용한 광고 사업을 고민하고 있었다. 통화연결음 중간에 광고를 삽입한 뒤 사용자에게 통신비를 일정 부분 할인해 주는 사업모델이다. 사용자는 통신비를 절감해 좋고, 통신사업자는 광고사업을 벌일 수 있으니 일거양득이었다. 하지만 이 사업은 이동통신사가 보유한 기술 없이는 사업화가 불가능했다. 민 씨는 이에 대전센터의 문을 두드렸다.

이 과정에서 민 씨는 SK그룹이 운영하는 ‘기술사업화 마켓 플레이스’를 알게 됐고 해당 기술을 무상으로 제공받을 수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민 씨는 특허기술을 이전받는 것과 동시에 SK텔레콤과의 공동사업 기회도 잡을 수 있게 됐다. 대기업의 기술 공유가 벤처기업의 사업모델을 만들고, 이것이 다시 대기업의 새로운 사업 기회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가 시작되고 있는 셈이다.

○ 벤처스타를 위한 뜨거운 경쟁

4일 대전센터에서는 2기 드림벤처스타를 선발하기 위해 21개 업체를 대상으로 최종 면접이 진행됐다. 이달 9일 1기 선배들이 떠나고 나면 그 빈자리를 메울 후보들이다. 대전센터의 전폭적인 지원 사실이 유명해지면서 ‘입주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10개 기업을 모집하는데 총 267개 업체가 지원했다. 경쟁률 27 대 1로, 1기 때의 18 대 1을 훌쩍 뛰어넘었다.

지원업체 수만 늘어난 게 아니다. 지역이나 연령 스펙트럼도 훨씬 넓어졌다. 지난해엔 대부분이 대전 및 충청지역 업체들이었지만 올해는 이 지역 업체들(47.6%)은 절반도 안 됐다. 나머지 절반은 서울(25.5%) 등 타 지역에서 지원했다. 20, 30대가 주를 이뤘던 1기와 달리 2기 지원업체 대표들의 연령대는 40대가 36.7%로 가장 많았고, 30대와 20대가 각각 25.1%, 17.2%로 뒤를 이었다. 50대와 60대도 각각 15.0%, 6.0%로 나이와 상관없이 뜨거운 창업 의지를 보였다.

지원자들은 대전센터 입주 기간(10개월)이 지난 뒤에도 SK그룹과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을 높이 사고 있다고 했다. 실제 SK텔레콤은 1기 멤버인 ㈜씨엔테크, ㈜엑센과 동산담보물 관리 솔루션 상품화, 이산화탄소 센싱 기술 사업화를 각각 추진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씨메스가 개발한 ‘산업용 3D 스캐너’를 반도체 생산 공정에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 유명 MBA 교수도 방문

대전센터의 성과가 외부로 알려지면서 외부 인사들의 방문도 줄을 잇고 있다. 지난해 10월 이후 대전센터를 찾은 외부 방문객은 7000여 명. 이 중에는 미국과 스위스 대사관, 태국 국립과학기술개발원, 사우디 텔레콤 등에서 온 외국인도 상당수였다. 특히 사우디 텔레콤은 창조경제혁신센터의 모델을 사우디아라비아에 도입하기 위한 세부적인 절차를 논의하고 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학원인 ‘와튼 스쿨’의 불렌트 굴테킨, 사미르 누르모하메드 교수도 방문객에 포함됐다. 그들은 새로운 민관 협력 모델의 성공 가능성을 확인하고 큰 인상을 받았다고 대전센터 측에 밝혔다. 학술적 연구를 위해 대학교수가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한 것은 처음이다.

장동현 SK창조경제혁신추진단장(SK텔레콤 사장)은 “창조경제 활성화를 통해 투자와 고용 등 경제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그룹의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말했다.

대전=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