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 녹화사업 10년째
산림청은 도시민의 ‘허파 역할’을 하고 있는 도시 숲을 올해에도 550여 곳 조성하는 등 2017년까지 4558억원을 투입해 4002곳으로 늘리기로 했다. 지난해 산림청이 주관해 최우수 도시숲으로 선정한 경북 구미시 광평 도시숲 산책로. 산림청 제공
휴일인 26일 오후 3시 대전 서구 둔산동 둔지미공원. 도심 숲 속에서 60, 70대 노년층 10여 명이 신종 스포츠인 ‘마레트골프’를 즐기고 있었다. 이날 대전 낮 최고기온은 32도, 습도는 56%로 그야말로 찜통이었다. 하지만 이들이 운동을 즐기는 숲 속 온도는 28도. 높이 20∼30m의 스트로브잣나무 숲 속은 27도까지 내려갔다. 도심에 조성한 숲 덕분에 운동이 가능했다.
광주 남구 진월동 진월국제테니스장 근처 ‘힐링경관숲’. 광주 유니버시아드대회가 열리기 전만 해도 이곳은 절개된 도로변으로 흉물처럼 방치돼 있었다.
광고 로드중
무단 경작과 쓰레기 더미가 쌓여 있었던 부산 서구 동대신2동 중앙공원도 이제는 아름다운 도시 숲으로 탈바꿈했다.
○ 이제는 도시 숲이 대안이다
국민 91%가 거주하는 도심의 고질적인 문제인 소음과 공해, 도시열섬 현상, 부족한 휴식공간의 해결책으로 도심 숲이 강력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27일 산림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1인당 도시 숲 면적은 8.32m²이다. 런던 27m², 뉴욕 23m², 파리 13m²에 비해 크게 부족하다. 특히 서울(4.35m²), 인천(5.95m²), 경기(5.29m²) 등은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하는 9m²의 절반가량에 불과하다.
도심 숲은 여름 한낮의 평균기온을 3∼7도 낮춰주고 평균 습도는 9∼23% 높여준다. 플라타너스 한 그루가 하루 평균 15평형 에어컨 5대를 5시간 정도 가동하는 효과를 주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소음 감소와 대기 정화, 정서 함양 및 생태계 보전에도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광고 로드중
○ 민간참여 도시 숲 조성 관리 붐
산림청은 예산 감소에도 불구하고 누구나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도시 숲 조성을 지속적으로 전개할 예정이다. 다양한 유형의 도시 숲을 지난해 2755곳에서 2017년까지 4558억 원을 들여 4002곳으로 늘릴 예정이다. 올해도 1131억 원의 예산을 들여 전국 559곳에 도시 숲을 조성할 계획이다.
특히 정부가 일방적으로 주도하는 도시녹화운동보다는 시민과 기업, 지방자치단체와 파트너십을 강화해 참여를 적극 유도할 계획이다. 에쓰오일이 지원한 울산 태화루 공원, 이브자리가 지원한 서울 암사동 탄소상쇄숲, 더맥키스가 조성한 대전 계족산 황톳길 등이 대표적이다.
한국갤럽이 2013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국민 88.7%가 기업의 도시 숲 조성 참여에 찬성하고, 76%가 스스로 도시 숲 조성과 관리에 참여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이용석 산림청 도시숲경관과장은 “국민들이 도시 숲에서 휴식과 산책을 즐기며 여유로운 만남과 소통의 공간이 되도록 적극적이고 체계적으로 확대 조성할 계획”이라며 “숲 속의 도시, 도시 속의 숲을 실현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고 로드중
대전=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