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용수 개발사업’에 국고 투입 옥계리~부근리 15km 수로 설치 준설작업으로 담수용량 2배로 늘려
전국 최악의 가뭄 피해지역인 인천 강화도에서 정부 특별지원이 이뤄져 흥왕저수지 등 주요 저수지와 하천에서 준설작업이 마무리됐다. 이를 통해 아직까지 5%에 머물고 있는 저수지와 소하천의 담수율을 7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강화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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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악의 가뭄으로 대부분의 논이 타들어 갔던 인천 강화도에서 가뭄 극복을 위한 농민들의 사투가 계속되고 있다. 강화도는 전국 최악의 한해(旱害) 지역이어서 박근혜 대통령이 피해 현장을 다녀간 이후 저수지와 배수로 담수량을 늘리기 위해 역대 최대 규모의 준설작업이 진행됐다. 또 한강 물을 농촌용수로 공급하려는 긴급 사업도 확정됐다. 지난 주말엔 120mm 이상의 단비가 내려 고사 직전의 농작물이 되살아나고 있다.
그러나 강화지역 31곳의 저수지와 소하천의 담수율이 아직 5%에 불과한 데다 콩 메밀 보리 등 대체작물 파종시기가 지나 농민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강화도 최북단 통일전망대 인근의 농지(양사면 철산리) 7ha가량에서 농사를 짓는 김주동 씨(61)도 가뭄 탈출을 위해 수개월째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이 지역은 바다와 가까워 마른 논에 하얀 염분이 솟아오르는 피해까지 발생하고 있다. 김 씨는 최근 어린모가 고사한 논 중 4000m²에 콩을 심었지만 물 부족으로 발아율이 3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파종이 가능한 작물 중 김장배추를 선택해 다른 논에 심으려 하고 있다. 김 씨는 “모내기를 한 뒤 최소 25∼30일간 물에 잠겨야 할 논이 4일 만에 말라버릴 정도로 가뭄이 심각했다. 어린모가 자꾸 죽어 같은 논에서 모내기를 3번 했고, 대체작물을 열심히 심고 있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강화군은 농민들의 가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행정력을 총동원하는 한편 근본적인 예방책을 별도로 마련했다. 박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강화도를 다녀간 이후 낮은 담수율을 높이려는 준설작업이 바로 시작됐다. 강화군이 요청한 60여억 원의 준설비 중 30억 원가량의 국비가 긴급 지원돼 길상면 선두리 길정천, 하점면 삼거리 삼거천 등 하천과 저수지 35곳에 쌓인 토사를 깊이 1m가량씩 퍼냈다. 강화지역 1만여 ha 농지에 물을 공급할 수 있는 주요 하천과 저수지에서의 준설작업이 거의 완료돼 담수용량이 현재보다 2배 정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전국 각지에서 준설장비가 동원돼 작업은 신속하게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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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