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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어잡기 까르르… 아이도 마을도 함께 웃었다

입력 | 2015-07-16 03:00:00

[국내 휴가로 경제 살리자]본보-경제 단체 공동 캠페인
정선 ‘개미들마을’ 농촌 체험해보니




“맨손으로 잡았어요” 15일 오후 강원 정선군 남면 개미들마을을 찾은 서울 고척중학교의 학생들이 맨손으로 송어 잡는 체험을 하며 즐거워 하고 있다. 정선=김성모 기자 mo@donga.com

“야 네 발 옆에∼, 저기 잡아 잡아!”

15일 오후 아이들 웃음소리가 적막한 강원도 산골을 깨웠다. 깔깔대는 소리가 들린 곳은 강원 정선군 남면의 ‘개미들마을’. 서울 구로구에 있는 고척중학교 학생 200명이 체험학습을 하기 위해 이곳을 찾은 것이다. 냇가에 뛰어든 아이들은 연신 첨벙대며 매끈하게 잘생긴 송어를 맨손으로 잡아 올렸다. 또 절구에 떡을 넣어서 찧어보는 등 농촌을 직접 느끼고 돌아갔다. 3학년 우승표 군(15)은 “여기 있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가 풀린다”며 “휴가 때 외국에 가는 것보다 우리나라 시골에서 노는 게 더 좋은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로 손님이 뚝 끊긴 이곳에 다시 활기가 돌기 시작한 건 일주일이 채 안됐다. 최법순 개미들마을 운영위원장은 “메르스 사태로 예약이 모두 취소됐다가 이제야 다시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동아일보가 진행 중인 ‘국내 휴가로 경제 살리자’ 캠페인도 끊긴 관광객을 다시 유치하는 데 한몫하고 있다. 동아일보는 농림축산식품부와 공동으로 한국농어촌공사 주관하에 17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여름휴가 농촌에서 보내자’ 캠페인 선포식도 열 계획이다.

이날 마을을 찾은 기자도 학생들과 함께 농촌을 체험해봤다. 바닥이 훤히 보이는 냇가에서 요리조리 빠져나가는 송어를 잡아보기도 하고 인절미를 만드느라 옷과 얼굴에는 콩가루가 잔뜩 묻었다. 하지만 이러한 체험 프로그램보다 인상 깊었던 것은 그림과도 같은 풍경이었다.

개미들마을은 아리랑의 발상지인 정선군 남면에 위치하고 있는데 두보의 시가 떠오를 만큼 천혜의 자연 경관을 자랑하는 곳이다. 동강의 지류인 동남천이 서로 엉켰다 멀어졌다 마을을 감싸 흐르고, 깊고 높은 산들의 암벽은 건장한 청년의 등짝처럼 굳세 보였다. 밤에는 별들이 하얀 소금처럼 머리 위로 쏟아졌다.

농촌에서만 접할 수 있는 즐길거리도 풍성했다. 이 마을의 농촌체험 프로그램은 30종에 이른다. 6월에는 파종 체험을, 7월부터는 각종 열매와 채소를 수확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마을 옆 동굴에선 박쥐도 볼 수 있다. 자전거를 타고 소나무 숲 사이를 달리면 박하사탕을 문 것처럼 상큼함이 입가에 남는다. 자전거는 300여 대가 준비되어 있다.

시설도 좋다. 개미들마을에는 200명 넘게 머물 수 있는 숙소가 마련돼 있다. 단체가 묵을 수 있는 수련원과 복층 펜션, 전통한옥, 캠핑장, 야영장 등도 갖추고 있다. TV, 에어컨 등 편의시설은 기본이다. 나무로 지은 한옥은 잠시만 있어도 등이 서늘할 정도로 시원하다.

개미들마을뿐 아니라 지방 곳곳에는 몸에 좋은 먹거리와 눈을 반짝이게 할 볼거리를 갖춘 농촌 휴양지가 많다. 전남 담양군 삼지내마을은 한옥과 돌담길 같은 옛 풍경을 잘 보존하고 있다. 소가 끄는 달구지를 타보기도 하고 한과도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다. 경기 양평군 수미마을은 서울에서 가까우면서도 농촌의 모습을 잘 간직한 마을이다. 수상 자전거나 카누 등 수상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천연기념물 259호인 어름치가 서식하는 강원 평창군의 어름치마을도 추천할 만하다. 이곳에서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활용해 래프팅과 카약을 탈 수 있고 석회동굴인 천연기념물 260호 백룡동굴에서 다양한 형태의 종유석과 석주 등을 감상할 수 있다.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자연 경관은 그대로 살리면서 각종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 지방에 많다”고 설명했다.

정선=김성모 기자 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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