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덕 국립자연휴양림 관리소장
지난달 실시한 국립자연휴양림 여름 성수기 추첨 결과 평균 경쟁률은 5.65 대 1이나 됐다. 최근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직장인의 80%가 여름휴가를 갈 계획이고, 이 중 41%가 숲과 계곡(25%), 그리고 휴양림(16%)을 선호했다고 한다. 숲과 계곡의 선호도가 그만큼 높아지고 있다는 얘기다.
산림청에서는 잘못된 휴양문화를 바로잡고 산림 보전을 위해 올해 ‘그대로 제대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숲에서 사람이 머물렀던 흔적을 지우고, 자연을 있는 그대로 돌려주자는 취지다.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는 지난해부터 아웃도어 전문 업체와 친환경 캠핑 스쿨을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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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 마니아들 사이에서 ‘7성급 캠핑장’으로 불리는 경북 봉화 청옥산자연휴양림은 최고급 야영장과 불편한 야영장이 함께 운영된다. 야영장의 덱 크기는 작고, 취사장 및 주차장에서는 멀지만 간단한 음식과 가벼운 캠핑 장비를 이용하면 차량 소음과 사람들 소리에서 벗어나 자연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또 울산의 신불산자연휴양림은 상단지구의 객실까지 산길을 1시간 정도 걸어야 하지만 간소한 음식과 체류 장비로 방문하면 울산 8경 중 하나인 신비의 파래소 폭포를 느낄 수 있다.
캠핑문화가 고급화, 대형화되면서 과연 우리는 캠핑이 자연을 즐기러 떠나는 것인지, 아니면 집을 숲에 옮겨 놓으려 하는 것인지 모를 때가 있다. 이제는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캠핑 장비와 텐트보다는 숲 속에서 자연과 하나 될 수 있는 최소한의 장비로 즐기는 문화가 보편화되고 있다. 이런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캠핑장은 고기 굽는 냄새와 기름이 떠다니는 계곡, 그리고 쓰레기로 가득할 것이다. 당장 이번 여름휴가부터라도 간소한 여행으로 숲을 제대로 즐겨 보자.
정영덕 국립자연휴양림 관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