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미술관 리움 기획전
13세기 고려시대 작품인 청자 진사연화문 표주박 모양 주전자 2점. 앞쪽 것은 국보 133호, 뒤쪽 것은 독일 함부르크 미술공예박물관 소장품이다. 실제로 쓰인 붉은 안료는 동(銅)이지만 색이 비슷한 수은과 황 성분의 진사(辰砂)로 이름이 잘못 붙여졌다. 유사한 작품이 미국 워싱턴 프리어 갤러리에 한 점 더 있다. 리움 제공
이 땅에 발붙이고 사는 이라면 누구나 조상들의 빼어난 손재주에 대해 익히 들어 왔다. 하지만 막상 돌아보면 실물을 가까이 들여다보며 그 빼어남을 속속들이 확인할 기회는 그리 넉넉하지 않았다. 해외 유명 박물관 한구석에 모아 놓은 한국 전통 예술품 전시실의 기억을 떠올려 보자. 우리 땅에서 만들어진 청자, 서적, 활자, 그릇이 거기까지 흘러간 사연에 대한 상념이 복잡하게 얽혀 들어 요모조모 냉정히 살피기가 쉽지 않다.
국보 287호인 백제 금동 대향로. 6세기경 제작돼 1993년 충남 부여군 능산리 절터에서 진흙에 묻힌채 완전한 형태로 발견된 걸작이다. 26일까지만 전시되고 국립부여박물관으로 돌아간다. 리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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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 국립박물관에서 빌려온 고려의 나전 국화 덩굴 문양 원형 합(14∼15세기). 삼성미술관 리움 제공
표주박 모양 주전자와 통일신라 금동 수정금판장식 촛대 옆에는 작품 이미지를 확대해 이리저리 뒤집어 돌려 볼 수 있는 디스플레이 장치를 마련했다. 취향에 따라 반응이 다르겠지만 생생한 초고화질 TV 영상이 나란히 놓인 실물의 아우라를 더욱 돋보이게 만든다. 세 번째 전시실 끄트머리에는 길이 8.56m에 이르는 이인문의 ‘강산무진도’를 느릿느릿 걸으며 꼼꼼히 감상할 수 있도록 널찍한 별실에 일렬로 늘어놓았다. 두 번째 전시실의 백미인 ‘백제 금동 대향로’는 27일 국립부여박물관으로 돌아간다. 빈자리는 고구려 불상 2점으로 채울 예정. 조 연구원은 “대여 기간에 따라 전시품을 20% 정도 교체한다”며 “다음 달 재방문하는 관람객은 지금과 또 다른 감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