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 계열 광고회사인 오리콤이 한화그룹 계열 광고회사인 한컴을 인수한다. 대기업 계열 광고회사 간에 인수가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인수를 계기로 지난해 10월 오리콤에 영입된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의 장남인 박서원 크리에이티브 총괄(CCO) 부사장(36·사진)의 경영 행보가 본격화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 ‘외형 확대’로 종합 콘텐츠 회사 시도
오리콤은 한화S&C가 최대주주인 광고회사 한컴의 지분 100%를 240억 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14일 밝혔다. 주식 취득예정일은 다음달 13일로 한컴은 오리콤 인수 후에도 지금의 이름을 유지하면서 독립 경영을 계속한다.
이번 인수에는 한컴이 오리콤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란 계산도 깔려 있다. 한컴은 다양한 스포츠 행사나 국가 행사를 진행하는 등 전시와 이벤트 쪽에 강점이 있다. 이미 패션 미디어인 보그와 GQ, W 등을 보유한 오리콤이 한컴의 이벤트 역량을 흡수할 경우 충분한 시너지 효과가 발휘될 수 있을 것이란 게 자체 분석이다.
● ‘오너 일가’ 부사장 역량 발휘할까
오리콤은 공식 자료를 통해 박서원 CCO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날 보도자료에서 “향후 오리콤은 박 CCO를 주축으로 한컴 외에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갖춘 다양한 콘텐츠 영역의 회사들을 발굴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오리콤 측은 “한컴의 크리에이티브 관련 분야도 박 CCO가 총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인수는 오리콤이 올해 2월 한컴에 단독 협상을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고영섭 오리콤 사장과 박 CCO 등이 최종 인수 결정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핵심사업을 정리하는 한화그룹 쪽의 이해관계와도 맞아 떨어졌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