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식 농협중앙회 부회장
다행히도 때마침 정부에서는 역대 두 번째 규모인 22조 원의 추경안을 발표했다. 민간에서도 삼성 LG 등 재계가 ‘국내로 여름휴가 가기’ 등 내수 활성화에 적극 나서기로 했으니 여간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또 중소기업 대표 200명을 상대로 여름휴가 계획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1%가 국내에서 휴가를 보낼 예정이며 경제 살리기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효과가 우리 경제 구석구석에 스며들어 하루빨리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를 극복하고 국내 경기를 살려내 서민 생활이 안정되기를 바란다.
최근 동아일보사가 제안한 ‘여름휴가 5가지 행동 요령’(①해외보다 국내로 간다 ②가능하면 일찍 떠난다 ③휴가 기간을 예년보다 늘린다 ④전통시장에 꼭 들른다 ⑤지역 특산물을 듬뿍 산다)은 그 어느 때보다 시의적절하고 전 국민의 동참이 필요하다 할 것이다. 여기에 한 가지를 더해 ‘우리 농촌에서 휴가 보내기’를 제안하고자 한다.
우리 농촌에서 보내는 여름휴가는 참된 휴식과 힐링의 시간이 될 것이다. 너른 들판이 싱그러운 농촌, 꼭꼭 숨겨 둔 계곡이 있는 산촌 등 제각기 매력을 자랑한다. 삭막한 빌딩 대신 아름다운 산과 들의 고즈넉한 풍경을, 그리고 도시의 소음 대신 밤하늘 가득한 별과 풀벌레 소리가 몸과 마음에 평안을 가져다 줄 것이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여름휴가는 더욱 소중한 시간이 될 수 있다. 농작물의 성장 과정을 직접 눈으로 보고 수확하는 살아 있는 교육의 장이며 신선한 우리 농산물로 요리한 음식을 통해 가족의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임을 확신한다.
농협에서는 ‘농촌에서 여름휴가 보내기’의 범국민 분위기 조성을 위해 매주 토요일을 ‘다함께 농촌 가는 날’로 지정해 ‘농촌으로 가는 행복열차’와 ‘농촌 맛·기차 여행’, ‘주부 농산물 체험구매단’, ‘도시 가족 주말 농부’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도시민의 농촌 방문에 도움을 줄 계획이다. 특히 전국 농촌의 팜스테이(Farm Stay) 마을에서는 시골 외갓집 같은 넉넉한 정과 놀 거리, 먹을거리, 생태·농사 체험을 통해 단순 휴양을 넘어 즐거운 체험의 시간도 마련했다. 팜스테이는 도시민들에게 건전하고 알뜰한 휴가를 제공하는 동시에 우리 농업·농촌 이해를 도모하기 위해 1999년부터 시작된 대표적인 농촌 체험 관광 프로그램이다. 현재 전국 322개 마을 6900여 명의 농업인이 참여하고 있으며 연간 약 320만 명의 도시민이 이용하고 있다.
농협은 매년 ‘팜스테이-농촌 체험 여행’ 안내 책자를 만들어 전국 농협 사무소뿐만 아니라 유관 기관 등에 배부하는 한편 인터넷(www.farmstay.co.kr) 등을 통해 농촌 여행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팜스테이 이용을 원하는 도시민은 홈페이지 또는 안내 책자에서 체험 마을을 선택한 뒤 마을 대표 등에게 전화해 예약하면 된다.
김정식 농협중앙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