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구팀, 털매머드 게놈 해독 빙하기에 적응위해 유전자 변이… 체지방 늘려 몸집 커지고 털 길어져
털매머드의 긴 털과 풍부한 체지방, 추위에 잘 견디는 습성은 오늘날 코끼리에게는 없는 유전자 변이 덕분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자이언트 스크린 필름 제공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와 시카고대 등 공동연구팀은 멸종된 털매머드 2마리의 게놈을 해독하는 데 성공하고 매머드와 친척 관계인 코끼리와 비교해 둘 사이를 가른 결정적 차이점을 찾아냈다고 2일 밝혔다. 매머드와 코끼리는 ‘유전적 사촌’이지만 매머드가 코끼리보다 털이 훨씬 길고 몸집이 크다.
연구팀은 먼저 2만∼6만 년 전에 죽은 것으로 추정되는 털매머드의 유전정보를 해독했다. 유전정보를 구성하는 DNA가 안정적인 물질이긴 하지만 시간이 오래 지날수록 훼손될 수 있는 만큼 연구진은 정확한 유전정보를 얻기 위해 20번 이상 반복적으로 DNA를 읽었다. 이후 이들을 아시아 코끼리 3마리 등 코끼리 4마리의 유전정보와 비교, 분석했다.
실제로 쥐에서 이 유전자를 없앴더니 매머드처럼 꼬불꼬불한 털이 길게 자랐고, 더운 곳보다는 추운 곳을 좋아하는 성향을 나타냈다. 또 체내에 지방을 축적하는 경향이 커져 몸이 비대해졌다. 이 유전자가 변이를 일으켜 매머드의 털이 길어졌고, 체지방이 많아 몸이 커졌으며, 추위를 덜 느끼게 돼 추위에 강한 동물이 됐다는 의미다.
논문의 제1 저자인 빈센트 린치 시카고대 교수는 “이번에 찾아낸 유전자는 매머드가 생존을 위해 빙하기에 적응한 결과일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셀’ 자매지 ‘셀 리포트’ 2일자에 실렸다.
이우상 동아사이언스 기자 ido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