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진이 지난 28일 열린 ‘2015 네티즌 선정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배 대상 경륜’서 깜짝 우승을 한 뒤 상금 1800만원을 받아들고 활짝 웃고 있다.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경정사업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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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리·심장·허벅지 ‘삼위일체’
대열 후미서 2코너 돈 뒤 ‘역전 드라마’
김해팀·유성팀 견제 딛고 최고자리에
육상·축구로 다져진 ‘허벅지와 심장’
기본기 강해 3년만에 멀티플레이어로
“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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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땡!땡!” 마침내 파이널 종이 울리고 선수들은 안장에서 일어나 ‘댄싱’ 자세로 스퍼트를 내뿜었다. 장내가 왁자지껄하더니 드라마 같은 기적이 일어났다. 2코너를 돈 뒤 갑자기 후미의 흰색유니폼 정종진이 튀어나오더니 총알 같은 속도로 쭉쭉 치고 나왔다. 그리곤 그의 앞에 섰던 선수들을 모조리 순식간에 삼켜버렸다. 폭발적인 스피드는 그를 결승선 앞으로 ‘공간이동’시켰다. 그 앞엔 아무도 없었다. 우승이었다. 그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관중석을 향해 오른손을 불끈 내밀었다. 그리고 오른손 검지로 만든 ‘키스 세리머니’를 팬들에게 날렸다.
● 수적 열세 속 외로운 사투…이사장배 주인공은 정종진이었다
그것은 한편의 드라마였다. 정종진(28·20기)의 머리와 심장, 허벅지가 빚은 작품이었다. 정종진은 28일 광명스피돔에서 열린 ‘2015 네티즌 선정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배 대상경륜’ 결승전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준우승은 이현구(32·16기)가, 3위는 박용범(27·18기)에게 돌아갔다.
당초 이번 결승전은 김해팀의 수적 우세 속에 치러졌다. 그도 그럴 것이 7명의 결승 진출자 중 김해팀은 명문 팀답게 벨로드롬의 ‘초간판급 스타’ 박용범을 비롯해 이현구, 박병하, 이명현까지 4명이나 진출하며 세를 과시했다. 유성팀이 간판스타 김주상과 김현경 ‘투톱’을 배출했고 수도권에서는 계양팀의 정종진이 유일했다. 김해팀 중에 우승자가 탄생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하지만 수적 열세 속에 외로운 사투를 벌였던 그는 이미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하고 경륜의 ‘새로운 슈퍼스타’로 등극했다. 지지해 준 팬들에게는 단승 14배, 쌍승 57배의 배당까지 챙겨줬다.
● 정종진은 진흙 속에서 핀 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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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될성부른 떡잎’에게 잡힐 듯 하던 성공은 번번이 그를 비켜나갔다. 겉으로 보기엔 순탄해 보였다. 하지만 아마시절 두각을 나타내진 못했다. 늘 2인자 3인자란 꼬리표가 따라붙었다. 그토록 원했던 태극마크도 달지 못했다.
경륜 데뷔 때도 예외는 아니었다. 훈련원마저 삼수를 거칠 만큼 통과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좌절하지 않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며 준비했다. 그리고 당당히 수석으로 졸업하는 영예를 누렸다.
정종진의 장점은 멀티 플레이어. 즉 다양한 전술을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다는 점이 꼽힌다. 상대나 상황에 따라 선행과 마크 추입을 적절히 구사할 수 있는데다 최근 시야가 넓어지며 운영능력까지 급상승, 성적의 꾸준함까지 붙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그러나 중장거리 출신이기 때문에 지구력에 자신 있지만 파워엔 아직 부족한 면이 없지 않다.
● “자신에게 승부를 걸었던 게 우승의 요인”
시상식 맨 윗자리에 선 정종진은 “수도권 선수가 혼자여서 힘든 싸움을 해야 했지만 자신 있게 승부를 걸었던 게 우승의 요인이었던 같다. 우리 계양팀 선수들이 열심히 노력하기 때문에 더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앞으로 더 좋은 모습 보여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응원해주신 팬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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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종진은?
▲1987년 서울 출생
▲서울체육고-성화대
▲키 176.7cm, 체중 76.4kg, 가슴둘레 96cm
▲대퇴 60cm(위좌)·60cm(위우), 하퇴 37cm(위좌)·37cm(위우)
연제호 기자 so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