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스, 셰프/마르쿠스 사무엘손, 베로니카 체임버스 지음·이혜경 옮김/556쪽·1만4800원·니케북스
그런 면에서 저자 마르쿠스 사무엘손은 독보적이다. 에티오피아에서 태어난 그는 갓난아기일 무렵 어머니를 결핵으로 잃고 고아가 된 뒤 스웨덴으로 입양됐다. 스웨덴에서 요리를 시작해 스위스와 프랑스 등을 거쳐 미국 뉴욕에 정착했다. 소수자 중의 소수자인 그는 사람들의 편견을 실력과 노력으로 극복하며 마침내는 백악관 초빙 셰프가 돼 국빈 만찬을 주관하고, TV 요리쇼에서 우승하며 명실상부 최고의 셰프 반열에 올랐다.
책은 할머니의 닭고기 수프를 즐겨 먹던 어린 시절부터 폭언이 난무하는 젊은 시절의 주방 뒷얘기, 성공을 일군 뒤 다시 에티오피아로 돌아가 경험했던 고향의 음식문화 등 다양한 이야기를 맛깔나게 담아낸다. 특히 젊은 시절 하룻밤 상대와 ‘사고’를 쳐 딸을 얻었다던가,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에도 6개월 동안 쉬지 않고 일했다던가, 누군가는 욕할 만한 에피소드도 가감 없이 풀어놓는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