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강원도 강릉 경포대에 ‘씨마크(SEAMARQ) 호텔’을 26일 재개관한다.
1971년 ‘호텔현대경포대’로 문을 연 뒤 2013년까지 총 550만 명이 다녀간 곳이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탄생 100주년을 맞은 해에 정 명예회장이 각별히 애착을 가진 호텔이 문을 다시 연 것이다.
씨마크는 영어 ‘바다(sea)’와 프랑스어 ‘최고급, 일류(marq)’의 합성어다. ‘최고의 경치와 환경에 세워진 최고급 호텔’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지상 15층, 지하 4층 건물에 한옥동 1채 등 150개 객실을 갖췄다.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 수상자이자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전시관 ‘게티 센터’를 설계한 리처드 마이어가 설계하고 현대건설이 건축했다. 경포 해변과 대관령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수영장을 비롯해 스파, 피트니스 클럽, 키즈 클럽 등을 갖췄다.
씨마크 호텔은 정 명예회장에게 각별한 장소였다. 지금은 북한 지역인 강원 통천군 송전면 아산리가 고향인 정 명예회장은 고향과 가까운 곳에서 향수를 달래고자 경포대를 자주 찾았다. 매년 여름 신입사원 수련대회를 열어 젊은 직원들과 씨름, 배구 등을 즐기며 현대 특유의 끈끈한 기업문화를 만들었다. 또 1985년부터 10여년간 강원 양양군 죽도해수욕장에서 열린 해변시인학교에 매년 참가해 인생과 문학에 대해 토론하고 시인들과 술잔을 기울인 뒤 호텔에서 하룻밤을 묵고 갔다. 이 호텔은 원래 금강개발산업(현 현대백화점) 소유였으나 2007년 현대중공업이 인수했다.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은 “정 명예회장 탄생 100주년을 맞아 개관하게 돼 뜻깊다”며 “‘2018 평창 동계 올림픽’을 통해 대한민국의 랜드마크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