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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계 노벨상’ 수상자 설계, 故 정주영회장이 아꼈던 호텔 재개관

입력 | 2015-06-25 16:07:00


현대중공업이 강원도 강릉 경포대에 ‘씨마크(SEAMARQ) 호텔’을 26일 재개관한다.

1971년 ‘호텔현대경포대’로 문을 연 뒤 2013년까지 총 550만 명이 다녀간 곳이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탄생 100주년을 맞은 해에 정 명예회장이 각별히 애착을 가진 호텔이 문을 다시 연 것이다.

씨마크는 영어 ‘바다(sea)’와 프랑스어 ‘최고급, 일류(marq)’의 합성어다. ‘최고의 경치와 환경에 세워진 최고급 호텔’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지상 15층, 지하 4층 건물에 한옥동 1채 등 150개 객실을 갖췄다.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 수상자이자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전시관 ‘게티 센터’를 설계한 리처드 마이어가 설계하고 현대건설이 건축했다. 경포 해변과 대관령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수영장을 비롯해 스파, 피트니스 클럽, 키즈 클럽 등을 갖췄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태양광과 지열을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고 발광다이오드(LED)등을 설치해 ‘저탄소 녹색호텔’이라는 의미를 더했다”며 “신축부지에서 발굴된 신라시대 문화재를 전시하는 공간을 만들어 문화유산을 알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씨마크 호텔은 정 명예회장에게 각별한 장소였다. 지금은 북한 지역인 강원 통천군 송전면 아산리가 고향인 정 명예회장은 고향과 가까운 곳에서 향수를 달래고자 경포대를 자주 찾았다. 매년 여름 신입사원 수련대회를 열어 젊은 직원들과 씨름, 배구 등을 즐기며 현대 특유의 끈끈한 기업문화를 만들었다. 또 1985년부터 10여년간 강원 양양군 죽도해수욕장에서 열린 해변시인학교에 매년 참가해 인생과 문학에 대해 토론하고 시인들과 술잔을 기울인 뒤 호텔에서 하룻밤을 묵고 갔다. 이 호텔은 원래 금강개발산업(현 현대백화점) 소유였으나 2007년 현대중공업이 인수했다.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은 “정 명예회장 탄생 100주년을 맞아 개관하게 돼 뜻깊다”며 “‘2018 평창 동계 올림픽’을 통해 대한민국의 랜드마크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