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석 큐레이터 플로렌스 뮬러
18일 디오르 전시회가 열리는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만난 플로렌스 뮬러는 “디오르의 문화와 한국 아티스트들이 만나 세련된 어울림을 만들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그는 이번 디오르 전시회를 총괄한 수석 큐레이터 플로렌스 뮬러다. 패션 작가이자 큐레이터인 그는 2008년 중국에서 열린 ‘크리스티앙 디오르와 중국 아티스트들’을 시작으로 2013년과 2014년 각각 열린 중국 상하이 ‘에스프리 디올’과 일본 도쿄 ‘에스프리 디올’ 전시 기획을 담당했다.
처음 한국을 찾은 그는 서울에 대해 ‘리듬 있는 도시’라는 재미있는 표현을 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고층 건물 일색인 다른 나라의 대도시에 비해 서울은 뭔가 특별함이 느껴진다는 것. 그는 “서울은 건물 높이와 생김새가 달라 그 외관부터 통통 튀는 리듬이 느껴진다”며 “세계 많은 나라에서 서울의 패션과 음악, 예술 등에 집중하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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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에서 그가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디오르의 역사와 한국 아티스트가 만든 작품의 조화였다. 김동유 작가의 메릴린 먼로 그림, 이불 작가의 누에고치를 닮은 조각, 김혜련 작가의 장미 그림, 박기원 작가의 한지에 그린 유화, 박선기 작가의 ‘쟈도르’ 향수 병 모양을 닮은 나선형 구조물 등을 디오르의 역사를 보여주는 각 전시 룸의 콘셉트와 어울리도록 배치하는 데 힘썼다.
뮬러는 “이번 전시는 디오르가 한국과 더 소통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주는 기회이니만큼 디오르의 정신과 한국 작가들이 나누는 자연스러운 대화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며 “여섯 작가의 작품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디오르의 디자인과 어떤 어울림을 낳는지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디오르의 정신을 단지 옷이나 신발 등 패션 소품에만 한정하지 않기 위한 노력도 병행했다. 디오르의 드레스나 구두가 갖고 있는 그 이상의 의미를 총체적으로 보여주겠다는 의도다. 그는 “옷과 머리 스타일, 메이크업 등은 언어보다 먼저 나 자신을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무언의 언어이자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1차적 수단”이라며 “이번 전시를 본 한국 관람객들이 디오르가 추구해온 아름다움을 향한 진지함을 느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