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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통]메르스 ‘마스크 도둑’ 손님-식당 깜빡 속아

입력 | 2015-06-24 03:00:00

혼잡한 틈 이용 종업원 행세
“옷 걸어준다”며 지갑 빼내가




19일 저녁 서울 중구 을지로의 한 유명 고깃집에서 회식하던 중구 공무원 박모 씨(58)에게 정장 차림에 흰 마스크를 낀 남성이 다가왔다. “옷에 냄새가 밸 수 있으니 웃옷을 보관해 드리겠다”는 종업원의 자세에 박 씨는 기분이 좋았다. 손님이 메르스를 걱정하지 않도록 마스크도 썼고 불편함을 해결해 주려는 자세 때문. 회식을 마친 박 씨는 자리 바로 뒤쪽 옷걸이에 걸렸던 웃옷을 챙겨 입고 식당을 나섰다. 다른 주점에 도착해서야 웃옷 안주머니에 넣어 뒀던 지갑이 사라졌다는 걸 알았다. 흘린 건 아닐까 싶어 테이블과 주차장, 왔던 길목까지 뒤졌지만 찾을 수 없다. 결국 식당으로 돌아가 폐쇄회로(CC)TV를 확인하던 박 씨는 식당 주인의 한마디를 듣고 ‘아차’ 싶었다. 친절했던 ‘마스크남’은 이 고깃집 종업원이 아니라고 했다. 식당 측은 “메르스 때문에 마스크를 착용한 손님이 많아 이 남성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며 난감해했다.

박 씨의 신고를 받은 서울 중부경찰서는 요즘 마스크를 쓰면 의심도 피하고 얼굴 노출도 피할 수 있어 생긴 신종 범죄라고 보고 주변 CCTV 분석과 탐문을 통해 용의자를 추적 중이다.

차길호 기자 kil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