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중 전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혁신위 결정을 당대표가 적극적으로 수용한다고 해도 문제는 있다. 당내에 다양한 정파로 구성된 공식기구들이 혁신위의 결정에 무조건 따를 리가 없다. 고육지책으로 마련된 혁신위마저 실패한다면 새정치민주연합은 대혼란에 빠질 것이다. 강력한 야당은 국익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성공을 기원하는 심정으로 혁신위에 몇 가지 고언을 드리고자 한다.
첫째, 혁신위는 당내 위상을 분명하게 인식하라. 몇몇 혁신위원의 발언에서 당내 불만세력을 통합하려는 겸손한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급기야 혁신 대 반혁신의 구도를 설정하는 모습은 마치 점령군처럼 보인다. 이러한 태도로 혁신위의 결정에 대한 당내의 정치적 합의나 묵인을 얻어낼 수 있겠는가? 혁신위는 당내 불만세력에게도 대결이 아닌 단결의 메시지를 던져야 한다.
셋째, 혁신위는 과욕을 부리지 말라. 김상곤 위원장은 혁신위 구성 직후 뜬금없이 당의 정체성을 들먹였다. 보편적 사회복지에 관해 언급한 위원도 있었다. 야당의 갈등과 분열은 정체성 문제가 아닌 공천권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래서 혁신위의 최우선 과제는 공천제도의 개혁에 집중돼야 한다.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여당을 압도할 참신하고 전문성을 갖춘 정치 신인들을 발굴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혁신위는 공천제도만 혁신해도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을 것이다.
김하중 전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