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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대응 미진, 국민께 송구”… 黃총리 몸낮춘 신고식

입력 | 2015-06-20 03:00:00

황교안, 국회 대정부질문 답변
“제때 할일 다해” 청문회때와 달라져… 대북관계-사드 질문엔 원론적 대답
보라매병원 찾아 연이틀 메르스 행보




총리와 야당 원내대표로 만난 고교 동창 취임 후 처음으로 야당 지도부를 예방한 황교안 국무총리(왼쪽)가 국회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실에서 이종걸 원내대표와 환담을 나누고 있다. 두 사람은 경기고 72회 동기동창생이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황교안 신임 국무총리가 19일 국회 데뷔전을 치렀다. 취임 이틀째인 이날 국립현충원을 참배한 뒤 곧바로 국회로 이동해 대정부질문 답변대에 섰다.

황 총리는 시종 몸을 낮췄다. 그는 야당의 반발을 의식해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임했으나 의원들의 요구에 충분히 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 것에 대해 유감”이라며 “더욱 적극적으로 국회와 소통하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황 총리는 이어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와 관련해서도 “초기 단계에서 정부와 의료진이 포괄적 조치를 하지 못했다”며 “초기 대응에 미진한 점이 있었던 부분에 대해 국민에게 송구하다”고 말했다. 청문회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제때 해야 할 일을 다했다”고 주장했던 대목과 달라진 분위기다.

○ “한일 관계 해결 시급”

황 총리는 외교 안보 통일 분야 현안에 대해서는 원론적 반응을 보였다. 답변 태도는 시종 차분하고 담담했다.

그는 한일 관계에 대해 “역사 문제에 관해 일본과 우리 국민들 사이에 많은 갭(차이)이 있다”며 “그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대북 관계와 관련해선 “북한의 핵이 (국가 안보의) 가장 큰 위협”이라며 “우리도 자체적으로 (북한의 핵과 미사일 기지를 탐지, 추적, 파괴하는) ‘킬체인(Kill Chain)’ 등을 구축해 나가고 있는데, 빨리 완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 5·24조치 해제와 금강산 관광 재개 등에 대해서는 “정부에서 고민하고 노력하겠다”며 원론적으로 언급했다. 황 총리는 대북전단 살포에 대해서는 “전단 뿌리는 것 자체가 불법은 아니지만 국민 안전에 위협이 된다면 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황 총리는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의 한반도 도입 문제와 관련해선 “(미국의) 요청이나 결정이 없다”며 “현안이 되면 충분한 검토가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 주한미군의 탄저균 반입 문제에 대해서는 “진상 조사가 선행돼야 한다고 생각하고, 협의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했다. 그는 이날 저녁엔 메르스와 관련해 서울 보라매병원을 찾아 현장을 점검했다.

○ 문재인 ‘냉랭’ vs 이종걸 ‘친근’

황 총리는 정의화 국회의장과 여야 지도부도 찾아가 신임 인사를 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메르스 퇴치에 전념해 빠른 시간 내에 메르스 대책으로 국민이 안심하게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추경이 필요하다면 시기를 놓치지 않고 제때 진두지휘해 달라”고 했다.

하지만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시종 굳은 표정으로 “메르스 대응이 실패한 큰 이유는 컨트롤타워가 없기 때문”이라며 “총리직을 건다는 각오로 해 달라”고 날을 세웠다. 청문 과정에서 황 총리의 낙마를 정조준했던 새정치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고교(경기고 72회)와 대학(성균관대)까지 두 번이나 동창”이라며 “사회정의와 민주주의를 지켜내고 확대시키는 데 같이 함께하는 동지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고성호 sungho@donga.com·한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