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年 0.8%… 이자 대신 한숨만 쌓이는 적금

입력 | 2015-06-20 03:00:00

저금리시대 은행 활용 어떻게
연합회 홈페이지서 금리 비교하고… 온라인-모바일상품 이용해볼만




퇴직자 이모 씨(63)는 8억 원 상당의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으며 오피스텔 월세 50만 원과 은행 예금 5억 원에서 나오는 이자를 생활비로 쓰고 있다. 주식형 펀드로 손해를 본 뒤 원금 보장이 되지 않는 상품은 쳐다보지도 않는다. 예금 금리가 계속 떨어지면서 이 씨의 생활은 쪼들리고 있다. 1년 이자에서 세금 15.4%를 떼어내면 손에 쥐는 돈이 한 달에 100만 원도 안 된다. 이 씨에게 11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는 더욱 우울한 소식이었다. “이자가 더 줄어들 텐데 앞으로 원금을 헐어서 생활해야 하는 건 아닌지 걱정되네요.”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인 연 1.5%로 떨어짐에 따라 이자생활자들의 주름살이 깊어지고 있다. 0%대 예·적금 상품이 등장하는 등 시중은행들이 속속 예·적금 금리를 인하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제 예·적금으로 돈을 불리는 시기는 끝났다”며 “굳이 예·적금을 이용하겠다면 인터넷·모바일 뱅킹을 적극 활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19일 은행권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은 정기적금과 라이프플랜적금 등 일부 적금 상품의 6개월 만기 금리를 연 1.1%에서 0.8%로 내렸다. 6개월간 받는 금리를 기준으로 하면 0.55%에서 0.4%로 떨어진 것이다.

만기 6개월 이상 예·적금 상품의 금리가 연 0%대로 떨어진 것은 처음이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앞다퉈 금리를 인하했다. 외환은행은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린 이튿날인 12일 바로 정기예금 ‘YES 큰기쁨예금’ 1년 만기 금리를 연 1.65%에서 1.40%로 0.25%포인트 낮췄다. NH농협은행은 예금과 적금 금리를 0.1∼0.3%포인트 깎았다. KB국민은행 역시 대표 예금 상품인 KB국민수퍼정기예금 금리를 1.50%에서 1.40%로 0.1%포인트 내렸다.

전문가들은 원금 보장을 위해 은행을 계속 이용하기로 마음먹었다면 전략이라도 바꿔야 한다고 강조한다. 일단 주거래은행 상품만 이용할 것이 아니라 시중은행들이 내놓은 예금 상품들을 비교해 금리가 조금이라도 높은 상품을 선택할 것을 권유한다. 시중은행의 예·적금 금리는 전국은행연합회 홈페이지를 통해 손쉽게 비교할 수 있다. 19일 기준 전국은행연합회에 고시된 예금 금리를 살펴보면 제주은행의 ‘사이버우대정기예금’(2.05%),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e-그린세이브예금’(1.95%), 산업은행 ‘KDB Hi 정기예금’(1.85%)이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은행 창구보다 금리를 조금 더 얹어주는 온라인·모바일 전용 상품으로 눈을 돌려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품을 좀 팔면 2%대 금리 상품도 찾을 수 있다. 국민은행의 모바일 전용 상품인 ‘KB스마트폰예금’의 금리는 연 1.80%이지만 다른 사람에게 상품 가입을 추천하는 등의 요건을 충족하면 우대금리를 최대 연 0.6%포인트까지 챙길 수 있다. IBK기업은행은 18일 인터넷 전문은행 시범모델인 ‘i-ONE뱅크’를 출시하고 현재 2000억 원 한도로 최고 연 2.15%의 특별예금을 판매하고 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