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차익까지 챙기면 日서 팔때보다 이익 2배
일본 범죄조직 사이에 한국이 새로운 마약 소비처로 인기를 끌면서 마약 청정국으로서 한국의 위상이 위협받고 있다. 일본의 경기 침체와 엔화 가치 하락이 지속되면서 야쿠자 등이 한국을 새로운 마약 소비시장으로 노리고 있다.
○ 야쿠자, 불황과 엔저에 마약 소비처로 한국 눈독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심재철)는 최근 한국에 들어와 필로폰 10kg을 팔아넘기려 한 혐의로 구속한 일본 폭력조직 야쿠자 간부급 조직원 A 씨(34)를 상대로 추가 혐의를 수사하고 있다. 온몸에 문신을 하고 노랗게 머리를 염색한 A 씨는 검찰에서 “한국의 필로폰 수요가 늘고 있고, 여기에 환율 등을 감안하면 일본에서 판매하는 것보다 사실상 두 배의 이익을 남길 수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필로폰 1회 투약분(0.03g)이 한국에선 10만 원 선으로 일본보다 가격이 높다. 엔화 가치가 크게 떨어진 상황을 감안하면 필로폰 판매 대금을 한화나 달러로 받으면 환차익까지 챙길 수 있다는 얘기다. 검찰은 A 씨의 필로폰 유통에 야쿠자와 한국 폭력조직이 연계한 단서까지 확보했다. 또 일본 사법당국과 공조해 A 씨의 ‘연결고리’ 역할을 한 인물을 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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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번 사건에서 A 씨 등 야쿠자들은 한국을 중간 경유지가 아닌 최종 판매지로 선택했다. 한국을 최종 소비지로 겨냥했다는 점에서 이전과는 차이가 있다. 정보당국 관계자는 “국내 조직과 연계한 야쿠자 조직이 국내 진출을 시도하는 사례가 확인되고 있어 관련 기관이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 야쿠자, 국내 폭력조직 연계 한국 진출 확대
검찰에 검거될 당시 A 씨가 소지한 필로폰은 무려 10kg. 이는 지난해 당국이 압수한 필로폰 총량(47kg)의 21%에 이른다. 시장 가격으로 계산하면 330억 원어치에 이르는 규모로, 33만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검찰은 A 씨가 이 정도 규모의 필로폰을 들고 서울 강남 거리를 활보한 대담성에 비춰 야쿠자들이 여러 차례 한국으로 필로폰을 팔아넘겼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검찰은 A 씨가 들고 있던 필로폰 10kg은 중국이나 홍콩의 폭력조직에 속한 전문 제조책이 만든 것으로 보고 전달 과정을 추적하고 있다. 필로폰 대량 생산은 엄격한 보안 유지와 유통이 가능한 조직을 가진 야쿠자나 마피아 등 대규모 폭력조직과 연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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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희 becom@donga.com·변종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