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서 전향, kt 불펜 핵심 김재윤 2008년 애리조나 마이너팀 입단… 타격 안좋아 방출, 군복무뒤 kt행 송구 능력 뛰어나 ‘마운드 새 인생’… 구속 150km… “제2 오승환이 꿈”
이날 경기까지 11과 3분의 2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3.09를 기록하고 있는 김재윤은 이제 kt에 없어서는 안 될 핵심 불펜 요원이 됐다. 그러나 올 1월 이전까지만 해도 김재윤은 투수가 아니었다. 실력이 떨어진다는 비유가 아니라 정말 포지션이 그랬다. 지난해 신인 지명회의(드래프트)에서 kt가 특별 지명할 때까지만 해도 김재윤은 분명 포수였다.
kt 투수 김재윤은 미국 마이너리그 포수로 활약하다 국내로 돌아와 투수로 전향했다. 김재윤 제공
김재윤은 “포수를 할 때는 도루를 저지했을 때 정말 기뻤는데 지금은 삼진을 잡아낼 때 정말 큰 희열이 온다. 처음 투수 훈련을 시작했을 때는 어깨와 팔이 많이 아팠다. 또 투수들은 체력 훈련을 많이 해 처음에는 엄청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힘으로 타자를 찍어 누르는 스타일에 가깝다. 긴 이닝보다 짧은 이닝을 던지는 게 나에게 더 맞는 것 같다. 오승환(34·한신) 선배 같은 투수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투수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은 위기관리에 약한 게 사실. 변화구를 더 가다듬어야 한다는 조언도 많다. 김재윤 스스로도 이 사실을 모르지 않는다. 그는 “아직 모든 것을 배우는 중이다. 포수였기 때문에 포수를 무조건 믿고 던지겠다”고 말했다.
망망대해 태평양을 왕복하면서도 김재윤이 쉽사리 찾지 못했던 그 희망이라는 녀석은 투수와 포수 사이 18.44m에 웅크리고 있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