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칼라일 등 5∼6곳서 관심… “쪼개팔기는 현실성 떨어져”
국내 2위 대형마트인 홈플러스가 본격적인 매각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누가 홈플러스의 새 주인이 될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홈플러스 지분 100%를 보유한 영국 유통기업 테스코는 최근 매각주간사회사로 HSBC증권을 선정하고 세계적인 유통회사들과 사모펀드에 매각 관련 안내문을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업계가 전망하는 매각 가격은 최소 7조 원 이상이다. 지난달 미국계 사모펀드인 칼라일이 홈플러스를 약 6조5500억 원(40억 파운드)에 인수하겠다고 테스코에 제안했다 거절당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그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가 성사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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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통업체 가운데는 현대백화점그룹이 유일하게 “제안이 온다면 검토해 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홈플러스 매각 가능성 기사가 나올 때마다 인수 후보로 거론됐던 농협은 인수 의사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농협 관계자는 5일 “인수 의사도 없고 이것에 대해 제의받은 적도 없다”고 말했다. 국내 1, 3위 대형마트인 이마트와 롯데마트 또한 인수 의사가 없다고 동아일보에 밝혔다. 독과점 문제가 제기될 수 있고 최소 7조 원 이상의 자금을 마련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테스코가 국내 유통업체들을 인수전에 참여시키기 위해 보유 자산을 쪼개 팔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대형마트(홈플러스)와 슈퍼마켓(홈플러스익스프레스) 사업부를 분할하거나 매장을 지역별로 묶거나 하나씩 별도로 파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매장을 쪼개 팔 경우 인수업체들은 잘되는 점포만 사려고 할 것”이라며 “(그런 사실을 잘 아는) 테스코가 분할매각 방식을 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원래 삼성물산이 1997년 대구에 첫 점포를 내며 출범시킨 유통기업이다. 1999년 삼성물산이 영국 테스코와 파트너십 계약을 하면서 합작법인으로 재탄생했다. 테스코는 2011년 삼성물산 소유 지분을 전량 매입했다. 홈플러스는 현재 전국에 대형마트 140개와 슈퍼마켓 370개를 가지고 있는 업계 2위 업체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새 대형마트를 둘러싼 규제 강화와 ‘고객정보 장사’ 논란 같은 악재가 겹치며 시장점유율이 하락세를 보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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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