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새연구원은 이곳에서 사육 중인 검은머리갈매기 15마리 가운데 한 쌍이 4월에 2개의 알을 낳았고, 어미가 이를 품은 지 한 달여 만인 지난달 27일 두 마리 모두 부화했다고 4일 밝혔다. 부화한 새끼들은 야외 실험실에서 어미가 주는 먹이를 받아먹으며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이 연구원은 1996년부터 검은머리갈매기의 인공 번식 연구를 시작했다. 야생에서의 검은머리갈매기는 번식이 끝나면 어미와 새끼가 뜨거운 내륙에서 서늘한 바닷가로 이동한다. 인공 상태에서는 이 같은 조건을 정확히 맞추지 못해 번식이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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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 측은 “이번에 성공한 검은머리갈매기의 인공 번식 기술은 날로 파괴되어 가는 우리나라 번식지의 대체 번식지 마련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검은머리갈매기는 머리가 검고 눈가에 흰 고리가 있어 ‘조류의 판다’로 불린다. 전 세계적으로 2만여 마리만 서식하는 멸종 위기 보호종이다. 1980년대 이전에는 중국에서만 번식했는데, 기후 온난화와 중국 번식지의 개발로 일부가 한국으로 이주한 것으로 추정된다. 2000년대 초에는 부산 송도 매립지에서 1000여 마리 이상이 서식하기도 했으나 최근에는 번식지 파괴로 100여 마리 정도만 남은 상태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