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드 ‘야마다의 도쿄도 아카바네’
‘야마다 다카유키의 도쿄도 기타구 아카바네’에 자기 자신으로 출연한 야마다. TV도쿄 화면 촬영
그는 2014년 6월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린다, 린다, 린다’ ‘미소노 유니버스’ 등 연출)의 영화 ‘자신을 베다’의 마지막 장면을 촬영하던 중 더 이상 연기를 할 수 없는 한계에 부딪혔다고 느낀다. 촬영이 중단되고 며칠 뒤, 그는 야마시타 감독에게 만화 ‘도쿄도 기타구 아카바네’를 택배로 보낸다. ‘도쿄도…’는 도쿄 외곽의 한적한 동네인 아카바네 실제 주민들의 일상사를 그린 논픽션 만화다. 개성 넘치는 등장인물에게 매력을 느낀 야마다는 아카바네에 직접 살면서 배우가 아닌 자기 자신을 찾아보겠다며 감독에게 그 과정을 관찰해 달라고 부탁한다. 소속사의 만류도 막무가내로 뿌리친 그는 2014년 여름의 초입, 무작정 아카바네로 이사한다.
올해 1월 일본에서 방영된 ‘야마다 다카유키의 도쿄도 기타구 아카바네’는 이렇게 아카바네로 이사한 야마다를 둘러싸고 여름 동안 벌어진 일을 담은 다큐멘터리 형식의 드라마다.
진지한 배우에서 길거리에서 ‘쭈쭈바’를 먹는 ‘동네 형’으로 변신해 급기야 연기생활을 10년쯤 쉬겠다는 선언까지 하는 야마다의 변모 과정을 지켜보는 재미도 있지만, 진짜 재미는 따로 있다. 애초에 ‘자신을 베다’란 영화가 있긴 있었나? 이 프로젝트를 정말 야마다가 먼저 제안했을까? 동네 사람들은 연기를 한 걸까? 아카바네란 동네, 실은 가짜 아냐? 이 미스터리는 드라마를 끝까지 보게 하는 최고의 원동력이다. “사람들이 아직도 야마다가 거기 사는 줄 알고 찾아간다는 게 신기했다”는 감독의 인터뷰만 보더라도, 다큐인 듯 다큐 아닌 다큐 같은 뭔가를 만들어낸 배우와 감독의 의도는 꽤 적중한 듯하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