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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공안통 黃, 간첩사건 변호 맡아 무죄 이끌어내

입력 | 2015-05-26 03:00:00

檢 “北지령 받은 사업가” 기소… 黃 “국보법 위반 증거 없어” 변호
靑, 임명동의안 26일 국회 제출




부장검사 차출 논란에… “법대로 하겠다” 25일 오후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왼쪽에서 두 번째)가 서울 종로구 인사청문회준비단 사무실에 들어서고 있다. 황 후보자는 현직 부장검사 2명이 청문회 준비에 차출돼 논란이 일고 있는 데 대해 “다 법대로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가 법무법인 태평양의 변호사로 활동할 때 간첩 혐의 피고인의 변호인을 맡아 무죄 판결을 받아냈던 것으로 25일 확인됐다. 평소 ‘공안검사’로 일해 온 것에 강한 자부심을 드러내 왔던 황 후보자가 변호사 개업 때에는 그 반대 입장에 서 있었던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동아일보와 채널A가 입수한 판결문에 따르면 황 후보자는 2012년 D무역 대표 이모 씨(77)와 뉴질랜드 국적 김모 씨(59)가 북한 측 지령을 받고 군사장비와 기술정보를 수집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사건의 1심에서 이 씨의 변호인을 맡았다. 당시 황 후보자는 법무법인 태평양 소속의 이모, 정모 변호사와 함께 이 씨의 변호인으로 선임됐다.

검찰이 기소한 혐의 사실에 따르면 1990년대 초부터 대북교역 사업에 종사한 김 씨는 2010년 말 “북한 당국으로부터 특별한 배려를 받고 있다”는 이 씨를 서울에서 만났다. 이후 이들은 북한의 송이버섯을 한국으로 들여오는 사업을 하기로 하고 중국 단둥(丹東)에서 함께 생활했다. 그러던 중 2011년 7월 이 씨는 북한 공작원으로 추정되는 40대 남성으로부터 지령을 받고, 김 씨를 통해 장거리 로켓위치탐색 안테나(NSI 4.0), 전파교란장비 등의 구입을 시도했다는 것. 검찰은 이 씨가 북한 측의 지령을 받았다는 취지의 김 씨 진술과 피고인들이 정보 수집 과정에서 주고받은 e메일 내용 등을 토대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간첩 예비·음모)로 기소했다. 재판 과정에서 이 씨와 변호인인 황 후보자는 “북한 측에서 지령을 받은 사실이 없고 김 씨의 진술에 일관성이 없기 때문에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반박했다.

2012년 12월 서울중앙지법은 1심에서 “피고인들이 북한으로부터 지령을 받았다고 볼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며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는 무죄라고 선고했다. 다만 김 씨는 위조여권을 사용한 혐의가 인정돼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판결문에서 재판부는 공소 사실을 뒷받침할 증거인 김 씨의 진술에 합리성과 객관성, 일관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김 씨가 NSI 4.0 구매 부탁을 받았다는 날짜와 e메일을 보낸 경위 등 진술을 자주 변경했다”고 밝혔다. 또 “범행을 전후해 피고인들이 송이버섯 무역사업을 더는 함께할 수 없을 정도로 신뢰 관계가 악화됐기 때문에 이 씨가 엄중한 형사책임이 따르는 간첩 행위를 김 씨와 예비·음모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검찰과 김 씨의 항소로 2014년 5월 항소심이 열렸지만 간첩 예비·음모 혐의는 1심과 같이 무죄가 선고됐다. 검찰은 이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다. 황 후보자는 2013년 2월 법무부 장관으로 내정되면서 항소심에서는 이 씨의 변호인을 맡지 않았다.

황 후보자 측은 본보와 채널A의 문의에 “간첩 사건에 관련된 내용과 수임 명세에 대해 아무것도 밝힐 수 없다”며 언급 자체를 피했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황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26일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동의안이 접수되면 국회는 인사청문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동의안이 제출된 날로부터 15일 이내에 청문회를 마쳐야 한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최석호 채널A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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