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만이 아니다. 한때 사양산업이었던 국내 화장품산업 전체가 부활하고 있다. LG그룹의 모태지만 LG전자 LG화학 등 덩치 큰 기업들에 밀렸던 LG생활건강은 알짜 계열사가 됐다. 자체 브랜드 없이 제품만 생산해주는 한국콜마와 코스맥스 같은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업체들도 연일 주가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만년 무역적자 품목이던 화장품은 최근 5년간 수출이 연간 34%씩 늘어나 수출 효자 품목이 됐다. 화장품은 전자제품에 이어 한국이 세계 시장을 석권하는 두 번째 소비재가 되리라는 전망이다.
▷국산 화장품 부활의 최대 공신은 중국시장의 성장이다. 그러나 기회는 준비한 자에게 오는 것이다. 이미 세계시장을 지배하던 샤넬 랑콤 같은 선진국 브랜드와 달리 국내 업체들은 기초화장품에 초점을 맞췄고 BB크림 쿠션콤팩트 등 새로운 제품을 끊임없이 내놨다. 지금은 선진국 회사들이 한국 제품을 베낀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6일 자에 “화장품을 개발하는 속도와 창조성 덕분에 한국이 화장품업계의 혁신을 이끄는 중심으로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신연수 논설위원 ys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