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치용 삼성화재 감독 일선 퇴진… 배구단장 겸 스포츠 운영 임원 맡아 국내 프로스포츠 최장수 사령탑… V리그 8차례 우승 삼성신화 일궈 신임 감독에는 임도헌 수석코치
신치용 프로배구 삼성화재 감독(60·사진)은 3월 OK저축은행과의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을 앞두고 이렇게 말했다. 신 감독은 어쩌면 그즈음부터 올해 챔피언결정전이 감독으로서는 마지막 승부가 되리라는 걸 생각하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신 감독의 삼성화재는 ‘제자’ 김세진 감독이 이끈 OK저축은행에 패해 준우승을 차지했다.
한국 프로스포츠 역사상 최장수 사령탑이던 신 감독이 일선에서 물러난다. 제일기획과 삼성화재는 18일 “제일기획은 6월 1일 삼성화재 배구단을 인수한다. 신 감독은 구단 공식 이관일인 이날부터 제일기획 스포츠사업총괄 산하에서 삼성화재 배구단 단장 겸 스포츠구단 운영담당 임원(부사장)으로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 감독은 “20년간 삼성화재라는 좋은 팀을 이끈 것만 해도 고마운 일이다. 지금이 물러날 때라 생각했다. 적절한 시점에 또 다른 기회를 주신 그룹에 감사드린다. 그동안 함께해 준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그리고 한결같이 응원해 준 팬 여러분께 감사한 마음뿐이다”고 말했다.
한국 남자 배구는 신 감독을 빼놓고는 이야기하기 힘들다. 신 감독의 삼성화재는 아마추어 시절 겨울리그 77연승을 달리며 슈퍼리그 8연패를 달성했다. 2005년 프로 출범 후에도 무려 8차례나 정상에 올랐다. 신영철 한국전력 감독,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 김상우 우리카드 감독, 김세진 감독 등 한국 배구의 주요 구단 사령탑들이 모두 그의 제자들이다.
신 감독은 “지도자로 처음 출전한 1997년 슈퍼리그 우승과 2005년 프로 원년 우승, 꼴찌에서 우승까지 차지했던 2010∼2011시즌 등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올해 준우승이 가장 아쉬웠다”고 지난 20년을 술회했다.
그는 또 “앞으로는 삼성그룹의 스포츠단뿐 아니라 한국의 프로스포츠에 더욱 기여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할 생각이다”며 “경기력뿐 아니라 자생할 수 있는 프로스포츠를 만드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임도헌 신임 감독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