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윤모 씨(40)는 최근 경기 성남시 판교신도시 전용면적 59m² 아파트를 5억8000만 원에 매입했다. 2009년 1억5000만 원 수준이던 전용 85m² 아파트 전세금이 해마다 올라 올해 5억5000만 원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윤 씨는 “판교를 떠나기는 싫어 소형 아파트라도 장만했다”며 “판교 소형 아파트가 부족해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인기 신도시를 중심으로 소형 아파트의 청약 경쟁률이 치솟고 집값 상승률이 중·대형을 뛰어넘는 등 인기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전세난에 지친 실수요자는 물론이고 임대수익을 노린 투자자까지 소형 아파트를 찾고 있지만 수요에 비해 공급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 소형 공급 기근 ‘부르는 게 값’ 17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입주가 거의 이뤄지지 않은 위례신도시(서울 송파구, 경기 성남시 하남시), 경기 양주신도시를 제외한 수도권 2기 신도시와 인천 연수구 송도신도시 등 총 7개 신도시의 재고 아파트 가운데 전용 60m² 미만 물량은 전체의 25.3%인 4만5271채다. 재고 아파트는 기존 아파트와 미분양된 아파트를 포함한다. 전국 재고 아파트 중 전용 60m² 미만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인 40.0%에 크게 못 미친다.
수도권 신도시에서 소형 아파트 공급 기근이 가장 심각한 곳은 송도신도시다. 송도신도시 내 재고 아파트 2만5548채 가운데 전용 60m² 미만은 102채(0.4%)에 불과하다. 전용 85m² 초과 물량이 64.5%를 차지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 때문에 소형 아파트의 집값과 청약 경쟁률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송도신도시 전용 60m² 미만 소형 아파트의 3.3m²당 평균가격은 1288만 원으로, 전용 60m² 이상∼85m² 이하(1187만 원), 전용 85m² 초과(1269만 원)보다 높다. 지난해 이후 송도 지역 청약 경쟁률 상위 5곳 모두 전용 70m² 이하가 차지했다. 이 가운데 3곳이 전용 59m²다.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도 소형 아파트 공급이 부족하다. 재고 아파트 가운데 소형 아파트의 비중이 11.5%로, 동탄1신도시(23.5%)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동탄1신도시 및 주변 지역 거주자들이 거주 면적을 넓혀 동탄2신도시로 이사할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주택업계가 소형 아파트 공급에 인색했기 때문이다.
○ 올해 신도시 소형 아파트 분양 재개 그동안 아파트 신규 공급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던 이 신도시들에서 올해 소형 아파트 분양이 재개되고 있다. 내 집 마련을 원하는 실수요자라면 올해 쏟아지는 신도시 중소형 아파트를 적극적으로 노려볼 만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포스코건설은 6월 송도국제도시 RM2블록에서 ‘송도 더샵 센트럴시티’를 분양한다. 지하 2층, 지상 47층의 18개 동, 전용면적 59∼172m²(펜트하우스 포함) 2848채 규모로, 이 가운데 59m²가 1331채에 이른다. 일부 가구에서 인천대교, 잭니클라우스CC, 아트센터를 조망할 수 있고 단지 안에는 다양한 테마의 녹지공간과 스포츠 및 커뮤니티 시설이 들어선다.
우미건설은 동탄2신도시 C-12블록에 짓는 ‘동탄 린스트라우스 더 센트럴’의 본보기집을 22일 열 예정이다. 지하 3층, 지상 44층 전용 75∼92m² 아파트 617채와 전용 23∼49m² 오피스텔 262실로 구성된다. 아파트는 전용 75m² 161채가 포함돼 있고, 오피스텔은 소형 아파트의 주거대체 상품으로 주목된다. 도보 10분 내 거리에 KTX 동탄역이 있고 인근 상업 및 업무시설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호반건설은 동탄2신도시 A49블록에 ‘동탄5차 호반베르디움’을 9월 분양할 예정이다. 746채 모두 전용 60m² 미만 소형으로 구성된다. 서울 및 분당·판교·광교신도시 등으로 출퇴근하기 편리하고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하면 분당이나 판교까지 20분대에 이동할 수 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