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연구진이 뇌 기능을 모방해 사람의 생각을 인식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병근 광주과학기술원(GIST) 기전공학부 교수는 이보름 의료시스템학과 교수팀과 함께 사람이 생각할 때 발생하는 뇌파를 실시간으로 인식하는 하드웨어를 구현하는 데 성공하고 네이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 5일자 온라인판에 발표했다.
병원에서 검사 목적으로 사람의 뇌파를 측정하는 경우 뇌파 측정 장치에서 수신한 신호를 디지털 신호로 변환한 뒤 컴퓨터를 이용해서 특징을 분석한다. 하지만 이 방법은 뇌파의 왜곡이 심해서 분석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단점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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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멤리스터를 이용해서 뇌파를 실시간으로 인식하는 장치를 만들었다. 뇌에서 나오는 뇌파의 의미를 장치에 학습시킨 뒤 그 신호와 같은 신호가 나오면 그 뜻을 해석하도록 한 것이다. 이를 위해 실제 사람의 머리에 뇌파 인식 장치를 부착하고 아(a), 이(i), 우(i) 세 가지 발음을 생각하게 한 뒤 나오는 뇌파를 측정해서 멤리스터에 기억시켰다. 그런 뒤 세 가지 중 하나를 생각하게 하자 어떤 음성을 생각하는 지 정확하게 분석했다.
이병근 교수는 “아직은 세 가지 발음을 생각했을 때 그 발음을 알아맞히는 정도지만 이 기술을 발전시키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뇌파만으로 측정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의사 표현이 어려운 중환자나 장애인들이 생각만으로 의사를 표현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영준 동아사이언스기자 jxabb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