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聯 내홍 점입가경
새정치민주연합 내홍이 점입가경이다. 정청래 최고위원의 ‘공갈’ 막말 파문에 이어 그동안 은인자중하던 김한길 전 공동대표가 11일 문재인 대표에게 “이 지도부로 내년 총선을 제대로 치를 수 있을지 걱정하고 있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와 동교동계가 사실상 ‘문 대표 사퇴’를 요구하고 있는 것과 맞물려 당내 친노(친노무현)-비노(비노무현) 갈등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는 양상이다.
문 대표의 최측근인 노영민 의원이 총대를 멨다. 노 의원은 이날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과 당원에 의해 선출된 최고위원이 그 직을 수행하는 것은 권리가 아니고 의무”라며 “의무 이행을 갖고 논란을 벌이는 건 자해행위”라고 했다. 사퇴 의사를 밝힌 뒤 당무를 거부하고 있는 주승용 최고위원을 정조준한 것. 문 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선당후사의 마음으로 당을 먼저 생각해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비노계 정성호 의원은 “책임정치 실현을 위해 물러난 전임 지도부들은 의무를 다한 게 아니고 사심 때문에 그랬다는 것이냐”며 “이중 잣대, 견강부회”라고 비판했다.
광고 로드중
그는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정 최고위원의) 막말 파문만 해도 우리가 2012년에 얼마나 당했느냐. (당시 김용민 씨 막말 파문으로) 20, 30석이 날아갔다고 했다”며 “그런 경험이 있으니까 이 지도부에 불안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안철수 전 공동대표도 “지도부의 결자해지가 필요한 시기”라고 지적했다.
문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과 당원께 큰 실망과 허탈감을 드렸다”며 “문재인은 ‘친노수장’이라는 말이 완전히 없어질 때까지 노력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정 최고위원은 전남 여수를 찾아 주 최고위원을 만나려 했지만 만나지 못하고 전화로 사과했다. 하지만 주 최고위원은 “사과 표명과 사퇴 철회는 별개 문제”라며 “사퇴를 철회할 의사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정계 은퇴를 선언한 손학규 전 상임고문이 칩거 중인 전남 강진 토담집은 요즘 방문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어 화제다. 당의 한 관계자는 “손 전 고문은 강력히 부인하고 있지만 문 대표가 흔들리면서 손 전 고문의 정계 복귀 가능성이 거론되는 이유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한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