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총격’에 남매 감싸 밀어내… 본인 위독… 남편-큰딸은 숨져 성금 하루만에 11만달러 걷혀
다리 위를 걷다가 무차별 총기 난사로 변을 당한 스토펠 씨 부부. 부인 에린 씨(오른쪽)는 총격으로부터 두 자녀를 지켜냈다. 스토펠 씨 부부 페이스북 캡처
CNN 등 미 언론은 북부 위스콘신 주 매나샤의 32세 주부 에린 스토펠 씨가 3일 남편 조너선 스토펠 씨(33)와 세 아이들을 데리고 한 다리 위를 건너다 생각지도 못한 총격을 당했다고 5일 보도했다. 군인 출신인 히스패닉계 청년 세르히오 발렌시아 델토로(27)가 약혼녀에게 파혼 당하자 홧김에 길에서 무차별 총격을 퍼부은 것.
이번 총격으로 그의 남편 조너선 씨, 딸 올리비아 양(11), 행인 애덤 벤달 씨(31) 등 3명이 숨졌다. 에린 씨도 복부, 오른쪽 넓적다리, 왼손 등 세 군데에 총을 맞아 중상을 입었다. 하지만 그는 이 와중에도 초인적인 힘을 발휘해 빗발치는 총알을 뚫고 아들 이즈라 군(7)과 딸 셀라 양(5)에게 달려갔다. 그는 두 아이를 감싸 안은 뒤 사건 현장인 다리 바깥으로 밀어내며 빨리 달려가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라고 소리쳤다.
미 사회는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서도 두 아이를 구해낸 에린 씨의 모성애에 찬사를 보냈다. 팀 스티카 매나샤 경찰서장은 “수차례 총에 맞았음에도 아이들을 살려낸 에린 씨의 행동은 경이로울 정도”라며 “그의 빠른 대응이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구했다”고 칭찬했다.
현재 온라인 모금 사이트인 ‘고펀드미닷컴’(www.gofundme.com)에서는 에린 씨 가족을 돕기 위한 성금 모금이 진행되고 있다. 5일 현재 약 11만5000달러(약 1억2400만 원)가 모였다고 CNN은 전했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