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드버그 페이스북 COO의 ‘21세기형 남편’ 골드버그 추모하는 SNS 글 이어져 1일 멕시코서 운동하다 숨져… 샌드버그 “내 성공 비결은 남편”
지난해 미국 아이다호 주 선밸리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 참석한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왼쪽)와 그의 남편 데이브 골드버그 서베이몽키 최고경영자. 사진 출처 셰릴 샌드버그 트위터
AP통신은 4일(현지 시간) 멕시코시티발 기사를 통해 멕시코 공무원 말을 익명으로 인용하며 “골드버그가 1일 오후 멕시코 해변 휴양지 푸에르토바야르타 근처 ‘포 시즌스 리조트 푼타 미타’ 헬스장 트레드밀 위에서 운동을 하다 넘어지면서 머리를 세게 부딪쳐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1일 오후 4시경 객실을 떠난 것으로 확인된 골드버그는 오후 6시 반경 리조트 헬스장의 한 트레드밀 옆에서 발견됐다. 주위에는 피가 흥건했으며 그의 머리 뒷부분 아래쪽에 강하게 부딪친 것으로 보이는 상처가 있었다고 한다. 발견 당시에는 맥박이 있었으나 나중에 병원에서 숨졌다. 사인은 심각한 두부(頭部) 손상과 출혈에 따른 저혈량성 쇼크였다.
‘첫 결혼을 1년 만에 실패(이혼)한 뒤인 2002년 골드버그를 만났다. 그는 곧 최고의 친구가 됐다. 그는 이사 갈 때 짐 옮기는 것을 도와주러 나타나는 (고마운) 친구 같은 사람이다. 그와 함께 있으면 어디에 있든 마치 내 집에 있는 것처럼 편하다.’(샌드버그의 페이스북 포스트)
일과 가정 사이에서 분투하는 여성들에게 보내는 조언을 담은 책 ‘린 인(Lean In·‘기회에 달려들어라’라는 뜻)’으로 유명한 샌드버그는 성공의 첫 번째 비결을 “결혼을 잘했기 때문”이라고 말하곤 했다. 젊은 여성들에겐 “연애는 다양한 남자와 해라. 단, 결혼은 당신의 핵심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동등한 파트너(동반자)’와 해라. 나처럼”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미 언론들도 “골드버그는 아내와 아이들을 위해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를 매일 오가며 가정을 ‘타협과 조정의 능력’으로 이끈 사람”이라고 평했다. ‘남편 이전에 절친’이자 21세기형 ‘본보기(모델) 남편’이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샌드버그는 인터뷰에서 “남편이 늘 더 많은 것을 희생했다”고 했다. 아내가 첫아이를 낳고 몇 달 만에 다시 출근했을 때 육아를 사실상 전담해 기저귀 가는 법을 남편으로부터 배웠을 정도였다는 것이다. 주말에 서로 일정과 아이들 등하교, 저녁식사 준비 같은 가사(家事)에 대한 사전 회의까지 하고 엄마 아빠 중 적어도 한 명은 아이 두 명과 저녁식사를 같이할 수 있도록 회사 업무와 가정사를 조율했다는 것이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