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서 싹쓸이 제3당 될듯
스터전 SNP 당수
영국은 집권 여당에 연정 구성의 우선권을 준 뒤 이에 실패할 경우 원내 제1당에 연정 구성의 기회를 제공하는 전통이 있다. 영국의 총리는 국왕이 임명하기 때문에 스스로 사임하지 않는 한 누구도 물러서게 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2010년 총선에선 데이비드 캐머런 현 총리가 이끈 보수당이 37.8%의 득표율로 원내 제1당이 됐지만 과반 의석을 차지하는 데 실패해 ‘헝 의회’가 됐다. 집권 노동당의 당수였던 고든 브라운 당시 총리는 먼저 연정 구성에 나섰다. 캐스팅 보트를 쥔 당은 57석을 차지해 제3당이 된 자유민주당(자민당). 하지만 자민당이 보수당과 손을 잡으면서 지금의 캐머런 정권이 출현하게 됐다.
올해는 2010년과 또 다른 변수가 발생했다. 보수당과 연정을 형성 중인 자민당의 예상 의석수가 25석 안팎에 머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 보수·자민 연정으로도 과반 의석을 확보하기 힘든 상황이 펼쳐질 수 있게 된 것이다.
자민당을 대신해 캐스팅 보트를 쥐게 될 제3당으로 지난해 스코틀랜드 독립투표로 각광을 받은 스코틀랜드독립당(SNP)이 주목받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SNP는 이번 총선에서 노동당 텃밭이던 스코틀랜드 지역의 57석 중 50석 안팎을 휩쓰는 약진이 예상된다. SNP의 현재 의석수는 6석에 불과하다.
SNP의 니콜라 스터전 당수는 일단 표정 관리에 주력하면서 집권 보수당보다는 노동당에 은근슬쩍 ‘추파’를 보내고 있다. 노동당의 에드 밀리밴드 당수는 27일 “SNP와는 연정도, 정책연대도, 어떠한 거래도 없을 것”이라며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SNP와의 섣부른 연정 시도로 영국을 핵분열시킬 참이냐는 비난 여론을 의식한 것이다.
집권 보수당은 앞으로 5년간 소득세와 부가가치세, 국민보험 인상을 원천 차단하는 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공약을 내놓으며 서민표 흡수에 주력하고 있다. 노동당은 이에 맞서 15만 파운드 이상 고소득자에 대해 최고 소득세율 50%를 재도입하고 노동자에 대해선 세금을 깎아주겠다고 공약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