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상승바람 점쳐지는 5월
더이상 ‘잔인하지 않은’ 5월
이달 24일까지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5.82%, 6.19% 상승했다. 특히 코스피는 올해 1월 한 달간 1.76% 상승한 뒤 매월 상승 폭을 키웠다. 이달 들어서는 박스권 상단을 돌파했고 상반기 내(1∼6월) 역대 최고점 경신에 대한 기대감도 키우고 있다.
하지만 올해 5월은 과거와 달리 상승장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달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지난 5년간의 패턴과는 완전히 다른 양상을 보이며 크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이달 들어 27일까지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4조6409억 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이재만 하나대투증권 수석연구위원은 “국내 증시에 대한 외국인의 우호적 시각이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한국은행이 금리를 추가로 내릴 가능성이 있고, 정부 당국도 내수경기 부양에 대해 강력한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며 “국내 기업 이익 개선 여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의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시장 분위기를 바꾸고 있다. 강현철 NH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최근 국내 주가 상승의 동력은 유동성이라기보다는 기업 기초여건(펀더멘털) 변화에 따른 것”이라며 “5월에도 실적 장세가 펼쳐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업들은 환율 상승과 유가 하락 덕분에 12분기 만에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깜짝 실적을 내놓고 있다. 강 부장은 “한국 무역수지와 기업 영업이익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삼성전자를 제외한 상장사 전체 실적도 역대 최고치를 넘을 수 있고 전체 26개 업종 중 절반 이상의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5월 코스피가 최고 2,200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유진투자증권은 5월 코스피의 등락 범위를 2,080∼2,220으로 내다봤고, 한양증권은 2,090∼2,220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코스피의 상승 탄력이 5월 들어 다소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부결된 그리스 구제금융 분할금 지원 협상이 5월 11일로 예정돼 있다. 그리스가 디폴트에 들어가면 안전자산 선호가 강해지면서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증시에서 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다.
중국 상하이 A주가 5월 후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지수에 편입되면 이후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 매수 강도가 약화될 여지가 있다. 삼성증권은 중국이 MSCI 신흥국지수에 편입될 경우 장기적으로 최대 474억 달러(약 51조 원)에 달하는 외국인 자금이 한국 증시에서 유출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