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인회(JDX상무)가 26일 열린 KPGA 개막전 동부화재 프로미오픈에서 우승하며 KPGA 투어 사상 첫 국군 우승자라는 이색 타이틀을 얻었다. 허인회가 우승 트로피를 안고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KPGA
■ 동부화재 프로미오픈 연장 역전우승
경기내내 진지함…갤러리엔 거수경례
프로시절 유명했던 필드 악동의 대변신
개인 4번째 우승·국군 첫 KPGA 우승
“우승보다 군인신분 출전이 더 기쁘다’
“충성! 일병 허인회 우승을 신고합니다.”
허인회는 26일 경기도 포천 대유몽베르 골프장 에떼·쁘렝당코스(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7개에 보기는 3개로 막아내며 4언더파 68타를 쳤다. 합계 7언더파 281타로 박효원(28·박승철헤어)과 공동선두로 경기를 끝낸 뒤 연장 2차전에서 파를 잡아 보기에 그친 박효원을 꺾고 역전 우승했다. 허인회의 개인 통산 4번째 우승(한국 3승, 일본 1승)이자 KPGA 투어 첫 국군 우승자라는 이색 기록도 남기게 됐다. 역대 국내 프로골프대회에서 군인 우승자는 5차례 있었다. 프로골프대회 창설 초창기 선수가 많지 않아 주한 미군들이 자주 출전했다. 허인회는 국군으로 첫 우승자라는 타이틀을 달게 됐다.
허인회의 개막전 우승으로 KPGA투어에서는 상무 돌풍이라는 새로운 바람이 불 전망이다. 허인회는 지난해 11월 입대해 2월 창설된 국군체육부대 JDX상무골프단 소속이다. 군인 신분으로 프로 대회 출전이 불가능했다. 그러나 KPGA가 올 시즌 상무 선수들에게 출전 기회를 제공하면서 한시적으로 투어에 출전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상무 선수들은 올해 KPGA 투어에서 주관하는 6개 대회에만 출전한다.
프로에서 군인으로 신분이 바뀐 허인회는 강한 군인정신으로 작은 기적을 만들어냈다. 허인회는 1라운드에서 3오버파 75타를 치며 공동 63위에 그쳤다. 컷 통과가 불안한 순위였다. 그러나 2라운드 공동 35위, 3라운드에서는 공동 5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리면서 심상찮은 조짐을 보였다.
정신력이 돋보였다. 허인회는 프로시절과 모든 게 달라졌다. 그는 프로시절 돌출 행동으로 유명했다. 퍼트를 하자마자 홀 쪽으로 걸어가기도 했고, 마크도 잘 하지 않았다. 샷이 마음대로 되지 않았을 때는 거친 행동을 하기도 했다. 얼핏 보면 대충 경기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그게 허인회의 스타일이었다. 그러나 군인이 된 허인회는 완전히 달라졌다. 경기 중엔 표정의 변화가 없이 진지한 모습을 유지했고, 설렁설렁한 경기도 하지 않았다. 또 버디를 하고 난 뒤에는 응원하는 갤러리들을 향해 거수경례를 하며 군인다운 모습을 보였다.
한편 군인 신분인 허인회는 규정(아마추어 선수와 동일한 규정 적용)에 따라 상금을 받을 수 없다. 우승 상금 8000만원은 2위 박효원에게 돌아갔다.
포천|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