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량생산 앞둔 캠핑카의 세계
캠핑문화가 확산되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캠핑카에 대한 관심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스타렉스를 캠핑카로 개조한 모습. 현대자동차 제공
맞벌이 부부로 초등학생 4학년 아들을 둔 박모 씨(40)는 지난해부터 휴일마다 캠핑을 즐기고 있다. 주중에 같이 놀아주지 못하는 미안함을 아이와의 주말 캠핑으로 대신하기 위해서다. 최근에는 좀 더 쾌적한 캠핑을 원하는 아내와 아이를 위해 캠핑카를 알아봤다. 하지만 현대자동차에서 판매하는 스타렉스 캠핑카의 올해 물량이 모두 팔렸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깜짝 놀랐다.
실제 스타렉스 캠핑카는 올해 180대가 판매되면서 3년 연속 매진됐다. 2013년 현대차가 스타렉스 캠핑카를 처음 내놓았을 때 캠핑 애호가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하지만 기존의 캠핑카를 판매하던 차량개조업체들은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라며 반발했고 중소기업청은 중재안으로 판매대수를 제한했다. 이에 현대차는 2013년 120대, 2014년 150대, 2015년 180대까지만 판매하고 내년부터는 물량제한 없이 판매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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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는 1t 이상의 차량을 개조한 대형 캠핑카들이 흔한 반면 한국에서는 현대·기아차의 스타렉스나 카니발과 같은 미니밴을 개조한 캠퍼밴도 캠핑카로 불리며 인기를 끌고 있다. 1억 원을 훌쩍 넘는 고가의 캠핑카를 살 캠퍼들이 국내에는 아직 많지 않을 뿐만 아니라 대형 차량을 주차할 만한 캠핑 공간도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편의시설 구비한 캠핑카
국내의 대표적인 캠퍼밴인 스타렉스 캠핑카는 기존의 스타렉스에 캠핑을 위한 각종 편의사양을 장착한 차량이다. 차량의 지붕을 열면 텐트가 되는 팝업 루프 안에는 매트리스와 환기구가 있어 2명이 취침할 수 있다. 스타렉스 캠핑카에서는 캠핑 시 가장 필요한 식수 공급과 전기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내부 공간에 설치된 싱크대에 필요한 청수 공급장치, 전기를 사용하기 위한 외부 전원 공급장치도 차량에 적용됐다. 이 밖에도 장거리 이동과 야영에 필요한 대형 냉장고는 물론이고 전기레인지, 다목적 접이식 테이블도 장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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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의 인기 속에 정부도 자동차 튜닝산업 활성화를 위해 차량구조 변경에 관한 규제를 풀고 있어 캠핑카 시장은 향후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특수목적의 자동차를 개조해온 중소업체들도 최근 잇따라 캠핑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이 덕분에 국내 캠퍼밴의 시장도 급속히 커져 2013년에 400여 대 수준에서 올해는 최대 900대 정도, 금액으로는 5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관련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