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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던 코스닥지수, 700선도 무너져…‘가짜 백수오’ 의혹 때문?

입력 | 2015-04-23 17:32:00


거침없이 질주하던 코스닥지수가 이틀 연속 급락하며 23일 700선이 무너졌다. 올해 들어 30% 이상 급등한 코스닥지수는 ‘가짜 백수오’ 파문에 전날 장중 5% 넘게 폭락한 데 이어 이날도 한 때 2% 이상 하락하는 등 불안한 움직임을 보였다. 단기 과열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당분간 코스닥시장이 숨고르기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반면 코스피는 1% 넘게 오르며 최근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23일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0.86포인트(1.54%) 떨어진 692.48로 장을 마쳤다. 7년여 만에 탈환했던 700 고지를 5거래일 만에 내준 것이다. 오전 중에는 한때 2% 넘게 급락하며 690선 아래로 밀려나기도 했다.

가짜 백수오 제품 판매 의혹이 불거지며 전날 코스닥 폭락을 촉발시킨 바이오업체 내츄럴엔도텍은 이틀째 하한가로 추락했다. 한국소비자원과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는 내추럴엔도텍은 이날 오전 긴급 컨퍼런스콜을 열고 미국, 홍콩, 일본 등 해외 투자자들에게 자사 입장을 밝혔지만 주가하락을 막을 수는 없었다. ‘대장주’ 셀트리온이 4.8% 떨어진 것을 비롯해 다른 바이오·제약업체들도 줄줄이 하락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그 동안 코스닥시장이 실적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유동성과 성장에 대한 기대감만으로 단기 급등한 탓에 일부 기업의 악재에 시장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전략팀장은 “그동안 코스닥 과열에 부담을 느끼던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내츄럴엔도텍 사태와 맞물려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코스닥시장이 당분간 조정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박정우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최근 코스닥시장에 신용거래가 늘었기 때문에 주가가 4~5%씩 하락하면 못 견디고 매도하는 투자자가 늘 수밖에 없다”며 “과열됐던 시장이 식는 과정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상승 추세 자체가 꺾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재만 하나대투증권 주식전략팀장은 “초저금리 시대의 풍부한 유동성과 기업실적 개선 기대감이 여전하기 때문에 일시적 조정과정을 거친 뒤 실적이 뒷받침되는 종목 위주로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코스피는 13일째 ‘사자 행진’을 이어간 외국인의 순매수세에 힘입어 전날보다 29.52포인트(1.38%) 오른 2,173.41로 마감했다. 코스피 시가총액은 1356조4900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다시 갈아 치웠다.

김성모 기자mo@donga.com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