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창덕여중 ‘과학의 날’ 학습현장 놀면서 스스로 원리 찾아내게 유도… 교과 지식 직접 체험해 쉽게 기억 딱딱한 과목, 재미-친근감 심어줘
21일 과학의 날을 맞아 서울 중구 창덕여중에서 ‘과학에 빠지다’ 행사가 열렸다. 이날 1학년 학생들이 자신이 만든 모형항공기를 날리고 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21일 오전 서울 중구 창덕여중 본관. 1층에 자리한 중학생 40여 명이 3층 창문을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올려다보았다. 이 학교 3학년 학생들이 참여하는 ‘계란 깨뜨리지 않고 떨어뜨리기 대회’가 진행 중이었다. 수수깡으로 만든 피라미드, 비닐 낙하산, 빨대 상자가 창문에서 차례대로 떨어졌다.
이 학교 3학년 장정윤 양(15)은 “계란 떨어뜨리기란 작은 행위 하나에도 작용과 반작용, 가속도, 중력처럼 과학 원리의 적용을 받는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고 말했다. 비닐 낙하산이 공기 저항력을 높여 계란에 가해지는 충격이 줄어드는 것을 보며 중력과 가속도가 에너지라는 점을 실제로 이해할 수 있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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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행사는 오전에는 학년별로 ‘각종 키트(모형항공기 등) 만들기’ ‘대형 도미노 만들기’ ‘계란 떨어뜨리기 대회’로 진행됐다. 처음으로 모형항공기를 만들어 본 1학년 이제나 양(13)은 “비행기가 하늘을 나는 원리를 책으로만 접했는데 직접 만들어 보니 더 쉽게 이해가 된다”고 말했다.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기류도 에너지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는 것. 이 양은 “책에서 얻은 지식에 체험활동을 더하니까 더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오후에는 과학 전문가의 특강이 열렸다. 전 학년 각 교실에서는 ‘신약 개발 과정’ ‘티라노가 털북숭이라고?’ 등 과학 내용의 강의가 열렸다. 강의 일부는 한국창의재단 특강팀이 재능기부 형태로 강사 인력을 지원했다. 또 반마다 태양 흑점 관찰, 3D프린터 체험 등 21개 프로그램의 과학체험활동이 이뤄졌다.
이 학교 이화성 교장은 “다양한 과학 행사를 통해 과학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여학생들의 인식을 바꾸고 이공계에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행사를 마련했다”며 “앞으로 과학교육을 친숙하게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체험활동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적용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