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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1주년]“정부설명 못믿어” vs “의혹 거의 풀려”… 끝나지 않은 不信

입력 | 2015-04-15 03:00:00

[진상규명 어디까지]




《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1년이 다 됐지만 유가족은 지금도 진상 규명을 외치고 있다. 유가족은 “세월호는 왜 침몰했고 자신의 가족이 왜 죽어야 했는지 밝혀달라”고 주장한다. 정부는 검찰 수사와 정부 조사를 통해 의혹이 대부분 밝혀졌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유가족은 정부의 설명을 믿지 않는다. 1년 동안 양측의 주장을 들어온 사람들은 혼란스럽다. “도대체 어떤 진상을 규명해야 하는지, 어디까지 조사가 진행됐는지 헛갈린다”는 반응이다. 세월호 유가족이 제기하는 5대 의혹과 정부의 설명을 비교 정리했다. 》

1. 침몰 원인

“세월호 하부에 충돌 흔적” vs “무리한 증축-과적-변침 탓”


지난해 10월 검찰은 세월호 침몰 사고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침몰 원인으로 △2012년 일본에서 수입된 뒤 증축에 따른 총톤수 증가와 좌우 불균형 △최대 적재량 초과 과적(2142t) △평형수 감축에 따른 복원력 감소 △이준석 선장 등 승무원의 근무지 이탈과 조타수의 조타 과실 등을 제시했다.

유가족은 일각에서 제기된 ‘암초설’ ‘잠수함 충돌설’ 등의 사실 여부를 아직도 궁금해한다. 이들은 “세월호 하부에 충돌 흔적이 발견됐다” “생존자 가운데 큰 소리를 들은 사람들이 있다”고 주장한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선체 하부 도색부분이 탈색하면서 보인 착시이며, 폐쇄회로(CC)TV에 흔들림이 확인되지 않는다는 결과를 내놨다.

유가족은 또 “사고 원인이 무리한 변침(變針)이라면 왜 해당 해역에서 급격히 방향을 바꿨는지 설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검찰은 승무원의 조타 실수로 봤지만 재판 과정에서 해당 승무원들은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2. 선박 주인

“국정원 지적사항 문건 발견” vs “국가보호장비 점검한 것”


세월호는 청해진해운 소속이다. 하지만 유가족 측은 침몰한 세월호에서 발견된 업무용 노트북의 ‘국정원 지적사항’이라는 문건을 근거로 “국가정보원이 세월호의 실소유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해당 문건에는 도색작업, 자판기 위치, 해양안전수칙 CD 준비 등 점검사항이 적혀 있다. 실소유주가 아니면 필요 없는 사소한 것까지 챙겼다는 건 국정원이 세월호와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보여주는 정황이라고 주장한다.

국정원과 검찰은 세월호를 국가보호장비로 지정하기 위한 업무 수행의 증거라고 발표했다. 국정원 보안업무규정에 따라 국가 재난 발생 시 수송업무를 맡도록 지정된 선박이라는 것. 하지만 유가족들은 정부기관의 발표를 믿지 않고 있다. 세월호 침몰 책임을 피하기 위한 변명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3. 초기 대응

“해경, 왜 퇴선명령 안했나” vs “구조능력 부족… 형사재판 중”


지난해 4월 16일 오전 8시 52분 고 최덕하 군(당시 17세)이 해양경찰에 “배가 침몰하고 있다”며 최초 신고를 한 뒤 목포해경 소속 123정(100t급)이 도착한 시간은 오전 9시 30분. 그러나 배는 5분간 세월호 주변을 맴돌다가 조타실로 이동해 선장과 승무원을 가장 먼저 구조했다. 승객을 향한 퇴선 명령은 없었다.

김경일 전 해경 123정장은 “퇴선명령 했다”고 말했다가 거짓으로 밝혀져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퇴선 방송과 탈출 유도명령을 했더라면 4층 선미 객실 승객 56명은 생존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해경의 과실을 인정했다. 유가족들은 승객 다수를 구할 수 있었던 골든타임을 허비한 것이 해경의 과실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현장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구조 시스템의 문제, 그리고 이를 지휘한 지휘체계의 문제점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4. 구조 실패

“민간잠수사 투입 막았다” vs “안전위해 한때 접근 통제”


세월호가 침몰한 16일부터 18일까지 잠수사 투입이 지연됐다. 소방방재청 산하 잠수사, 해군 해난구조대(SSU), 민간잠수사 등이 잠수를 하고자 했으나 해경은 이들의 잠수를 허락하지 않았다. 유가족 측은 “해경이 해군, 민간잠수사 등의 구조 작업을 막았으며, 심지어 미군이나 민간 어선의 접근도 통제했다는 증언이 있다”고 말한다. 해양수색업체 ‘언딘’이 해경 특혜를 받고 우선 잠수하기 위해 이런 조치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해경이 잠수사 안전을 위해 일시적으로 접근하지 못하게 한 것이며, 언딘에 특혜를 주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놨다. 언딘 소속 잠수사도 제대로 된 수중 수색활동을 할 수 없었다는 점을 근거로 내세웠다.

사고 초기 유가족들은 사고해역 접근을 하지 못했다. 또 구조활동이 지연되고 있음에도 해경이 ‘구조작업 진행 중’이라고 거짓말한 것은 무엇인가를 숨기기 위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5. 정부 대응

“보고체계 제때 가동됐나” vs “감사원 특감서 책임 밝혀”


사고 당시 정부가 세월호 침몰 사고의 심각성을 제대로 보고받고 조치했는지도 유가족들이 확인하고 싶은 부분이다. 유가족들은 정부의 보고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작동했다면 누구에게까지 보고됐으며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 확인해야 참사의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감사원은 세월호 특별감사를 벌여 지난해 10월 ‘세월호 침몰 사고 대응 및 연안여객선 안전관리·감독실태’를 발표했다. 해경, 안전행정부, 해양수산부 등 10개 기관이 구조 실패 책임을 지적받았으나 청와대는 책임 없음, 국방부는 감사 대상에서 제외돼 유가족들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유가족들은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해당 의혹을 밝히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이 세월호 특조위 활동을 제약하고, 공무원이 공무원을 감사하는 ‘셀프 감사’를 하게 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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