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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보라 “이소라 노래가 음악적 감성 일깨웠다”

입력 | 2015-04-10 05:45:00

어떤 장르에도 어울리는 목소리를 가졌다는 평가를 받는 신보라는 음악에 담긴 메시지를 잘 전달할 수 있다면 어떤 음악도 상관하지 않는다고 했다. 사진제공|YMC엔터테인먼트


■ 싱글 ‘미스매치’ 발표 신보라

힘들던 스무살 시절에 위로받은 경험
헤리티지 합창단 하며 표현력 깊어져
2013년 발라드곡에 이어 두번째 음반
프로듀서 ‘랍티미스트’ 함께한 힙합곡


스무 살. 처음으로 고향(경남 거제)을 떠나 서울로 유학 온 대학 새내기 신보라는 외로웠다. “집 떠나면 고생”이라지만 초·중학교 전교 회장, 고교 전교 부회장을 할 정도로 착실했고, 부모 속을 썩이는 일 없었던 착한 딸이었던 신보라에게 “부모의 통제가 닿지 않는” 서울은 자유의 도시가 아니었다. “낯선 자유는 오히려 불편”했고, 대학문화도 마찬가지였다. 태어나 처음 겪어보는 감정, 고독이 계속 됐다.

힘들게 스무 살을 보내던 어느 겨울날. 우연히 듣게 된 이소라의 ‘바람이 분다’가 가슴을 파고들었다. 처연한 이별노래였지만, 노랫말은 지친 감정을 포근하게 안아줬고, 위로해줬다. 이때부터 음악이 “좀 다르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심지어 “살아가면서 어른이 됐다고 느낀 몇 가지 경험 중 하나”가 이소라 음악이 가져다준 새삼스런 느낌이었다.

이소라가 신보라의 음악적 감성을 일깨워줬다면, 합창단 활동은 노래의 표현력을 갖게 해줬다. 스무 살의 12월. 지인이 일원으로 활동하던 ‘헤리티지’ 합창단의 블랙 가스펠 공연을 보러갔다가 “자유분방한 표현”에 빠져들었다. 곧장 헤리티지에 입단했다. 개그우먼이 되기 전까지 4년간 “열심히 노래”했다. 고교 시절 노래자랑 무대에 나가는 정도였지만 헤리티지에서 노래하는 동안 ‘노래 잘 한다’는 칭찬을 듣고 합창단에서 솔로곡도 맡았다.

그래도 여전히 가수가 된다는 생각은 못했다. 개그우먼이 되고, 노래하는 장기가 있어 ‘개그콘서트’의 ‘슈퍼스타KBS’, ‘용감한 녀석들’ 코너에서 노래 실력을 뽐내며 자연스럽게 ‘가수’의 이미지를 얻었다.

2013년 12월. ‘꽁꽁’이라는 발라드곡으로 첫 노래를 갖게 됐다. 그러나 당시 ‘개그콘서트’에서 한창 활동 중이이서 슬픈 노래와 개그 사이의 이질감을 우려해 활동을 하지 않았다.

10일 발표한 싱글 ‘미스매치’는 신보라의 두 번째 음반이다. 이번엔 방송 활동에도 나선다.

“한 번에 두 가지를 동시에 하지 못하는 성격”이라는 그는 마침 ‘개그콘서트’를 쉬고 있어서 음반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됐다. 앞으로도 두 가지 일을 겹쳐 활동하지는 않을 계획이다.

현악 연주의 탱고 코드를 담은 독특한 힙합곡 ‘미스매치’는 ‘신보라에 의한, 신보라의 곡’이다. 힙합프로듀서 ‘랍티미스트’의 작업실에서 여러 노래를 듣다 후렴구만 만들어진 곡에 반했고, 랍티미스트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완성시켰다. 특히 편곡에 신보라의 의견이 많이 반영됐고, 바스코에겐 랩 피처링도 부탁했다. 재킷, 뮤직비디오에도 “능동적으로 참여”했다.

애절한 발라드에 이어 힙합곡을 선보인 그는 “주력 장르는 따로 없다”고 한다. 그저 “목소리와 잘 어울리고, 메시지를 전달하기에 좋은 곡이 있다면 부르겠다”는 생각이다.

신보라는 ‘정직한 가창력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목소리에 꾸밈이 없고, 기교를 부리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는 곧 그만의 독보적인 음색이기도 하다. 많은 사람들이 알아주는 자신만의 목소리를 가졌다는 건 가수에겐 큰 축복이다.

“오랫동안 가수를 준비했던 사람도 아니고, 내가 특별히 원하는 이미지도 없다. 다만 내 목소리로 표현된 음악이 사람들에게 많이 다가갔으면 좋겠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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