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 대학을 바꾸다]
황선혜 총장
숙명여대 공대는 미래 유망 분야이면서 자체 경쟁력을 확보한 정보통신기술(ICT)과 화공생명분야를 포함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학문 단위 경쟁력 확보를 위해 자율과 분권을 추구하고 학문 간 장벽을 낮추는 노력도 계속한다. 황 총장은 “교수들 간의 다양한 교류와 융합을 시도하는 교수포럼을 지원할 생각”이라며 “학문적 폐쇄성을 극복하고 서로의 접점을 찾아내 새로운 연구 과제를 개발한다면 더욱 우수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 품질을 높이기 위해서 교육과정인증평가원(가칭)을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이곳에서 대학 교육의 전반적 수준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교육체제 및 품질관리 인증제를 시행할 예정이다. 황 총장은 “명품 강좌를 육성하고 교양과목에 대한 통합적인 관리에 나서 숙명의 교육철학이 반영된 우수한 인재들을 키우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2년 9월 취임한 황 총장은 ‘행복한 캠퍼스’를 만들겠다고 공언해 왔다. 그러기 위해서는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 그는 학생들과 편하게 대화할 수 있는 ‘피자 파티’를 열었다. 2주마다 신입생, 외국인 학생들 또는 단과대별로 학생들을 만나며 대학 생활의 고충과 건의사항을 들었다. 황 총장은 “처음에는 어색해하던 학생들도 간담회가 이어질수록 점점 깊은 속내를 털어놓더라”고 했다.
숙명여대는 서울 소재 4년제 여대 가운데 취업률 1위를 기록할 정도로 취업 역량이 우수하다고 알려져 있다. 주요 남녀공학 대학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수준이다. 황 총장은 “학생 취업을 전담하는 기관을 중심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대표적인 것으로 ‘자문위원 멘토 프로그램’을 꼽았다.
이 프로그램은 기업 최고경영장(CEO) 및 임원, 전문직 종사자들을 초청해 취업과 진로를 고민하는 재학생들을 돕는 프로그램이다. 여기 참가한 학생들 가운데 80% 이상이 취업에 성공할 정도다. 황 총장은 “자신의 분야에서 경지에 오른 멘토들의 생생한 경험담과 가르침을 직접 들을 수 있는 기회라 학생들의 호응도 높다”고 설명했다. 여성 창업인 육성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서울대, KAIST 등과 함께 여대로는 유일하게 기업가센터 주관 대학이 됐다. 학부 과정에 개설한 ‘앙트러프러너십 전공’은 혁신적 아이디어로 무장한 청년 CEO를 육성 발굴하기 위한 전공이다. 숙명여대는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갖고 있는 해외 대학과 교류를 쌓아 국제화 프로그램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2000년부터 교수와 학생이 주제를 선정해 해외 탐방을 하는 ‘숙명 글로벌 탐방’을 확대해 최근에는 학과별 국제교류프로그램 특성화를 추진하고 해외 파견 장학금 지원을 대폭 늘렸다. 특히 지난해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최대의 여대인 프린세스노라대와 컨설팅 협약을 맺고 숙명여대의 교육행정서비스를 수출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황 총장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자국 최고의 여대에 숙명여대 시스템을 이식한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의 경쟁력이 국제적으로 인정받는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황 총장은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한 전통적인 남성 리더십보다 배려를 통해 다른 이들을 이끌어 가는 여성 리더십이 각광받는 시대”라며 “명실상부한 여성 리더 양성 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