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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안하면 부모님 죽는다”…9차례 2억6440만원 뜯어낸 女무속인

입력 | 2015-03-25 17:57:00


굿을 해야 임신을 할 수 있고 부모의 사망을 막을 수 있다고 현혹해 3억 원 가까운 돈을 뜯어낸 여성 무속인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 전승수)는 의뢰인에게 9차례에 걸쳐 2억6440만 원을 뜯어내고 한 번도 굿을 하지 않은 혐의(사기)로 무속인 한모 씨(44)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25일 밝혔다.

강남 한복판에 점집을 차린 한 씨는 2009년 10월 불임을 호소하며 찾아온 의뢰인 A 씨(35·여)에게 “삼신할머니에게 아이를 점지 받는 굿을 하면 3개월 안에 아이가 생긴다”고 속여 2000만 원을 챙겼다. 이후 한 씨는 6개월 동안 “굿을 하지 않으면 부모가 올해 안에 사망할 수 있다” “돌아가신 시할머니가 당신을 미워하니 굿을 해서 대접해야한다”며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굿을 요구하며 계속 수천만 원씩 받아냈다. 공황장애가 있는 의뢰인에게 “신기를 누르는 굿을 해야 한다”고 속이기도 했다.

한 씨는 지속적으로 각종 명목으로 돈을 요구하는 걸 수상하게 여긴 A 씨의 고소로 덜미를 잡혔다. 검찰 조사 결과 한 씨는 단 한번도 굿을 열지 않았고, A 씨에게 뜯은 돈은 신용카드 결제대금을 충당하는 데 쓴 것으로 밝혀졌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