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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한중일 지도자 과거 기억해야”

입력 | 2015-03-17 03:00:00

도쿄서 유엔 70주년 기념 연설… 아베 면전서 역사인식 정면비판




제3차 유엔 세계재해위험경감회의(14∼18일·센다이 개최) 참석차 일본을 방문 중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사진)이 16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를 옆에 두고 작심한 듯 “(한중일) 지도자들에게 과거를 기억하며 미래를 지향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지난주 일본을 방문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 이어 국제사회의 거물급 지도자들이 2주 연속 아베 총리의 역사 수정주의적 태도를 지적한 것이다.

반 총장은 16일 일본 도쿄(東京) 유엔대에서 열린 유엔 창설 70주년 기념 심포지엄 연설에서 아베 총리가 연단에 마련된 소파에 앉아 자신의 연설을 경청하는 가운데 “21세기는 아시아·태평양의 시대라고 하지만 동북아는 여전히 ‘잃어버린 고리(missing link)’로 남아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중일 세 나라 정부 간 대화가 미래 지향적인 방식으로 진행되길 바란다”며 “진정한 화해와 조화, 번영의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 총장의 이 같은 발언은 역사 수정주의적 움직임으로 진정한 화해의 토대를 훼손하는 일본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반 총장에 이어 한 연설에서 역사 문제에 대한 언급 없이 “일본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의 역할을 맡을 용의가 있다”며 지론인 유엔 안보리 개혁을 촉구했다.

반 총장은 이날 오전 방송된 NHK와의 인터뷰에서도 “지금 역사인식을 둘러싼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지만 지역(동북아)의 지도자들이 더 나은 미래를 바라보길 진심으로 희망한다”며 “특히 일본 지도자가 보다 대국적인 미래지향 비전을 가짐으로써 역사인식을 둘러싼 대립이 최대한 조기에 해소되기를 바란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도쿄=배극인 특파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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