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연구진, 암 조기 진단 가능한 광학현미경 개발

암 진단 현미경

최원식 고려대 교수. 고려대 제공

국내 연구진이 암의 조기 진단에 적용할 수 있는 광학현미경을 개발했다.

최원식 고려대 물리학과 교수팀은 사람 장기나 피부 조직 속 세포의 미세한 변화를 볼 수 있는 광학현미경인 ‘CASS(Collective accumulation of single-scattering, 단일산란집단축적) 현미경’을 개발했다. 생체 조직에서 영상정보를 간직하고 산란되는 빛만 따로 모아 증폭시키는 방법을 적용한 것이다. 그 결과 현재 광학현미경으로는 관찰할 수 없었던 조직 속 1mm 이상에서 고해상도 영상을 얻는 데 성공했다.

암세포의 약 80% 정도는 사람 피부나 장기 외피의 1~3mm 깊이에 있는 세포에서 발생한다. 하지만 기존 광학현미경으로는 조직 아래 수십 μm(마이크로미터)의 영상 밖에 얻을 수 없어 세포 깊은 곳의 영상을 얻기 위해서는 생체 조직의 박편을 잘라내 관찰해야 했다. 최 교수는 “이 현미경을 내시경에 달면 위암과 대장암 등은 수술 없이 진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미경을 실제로 암 진단에 적용하면 암의 조기 진단 시기를 획기적으로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암 초기 진단에 쓰이는 CT, MRI, 초음파 진단은 해상도가 낮아 암세포가 덩어리(용종)를 이룬 뒤에야 측정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 현미경은 암세포가 덩어리로 발달하기 이전 단계인 세포핵이 커지는 것도 확인할 수 있다.

연구 결과는 과학학술지 ‘네이처 포토닉스’ 10일자 온라인 판에 실렸다.

신선미 동아사이언스기자 vami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