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하에 시장 희비 엇갈려 오피스텔-소형아파트 거래 꿈틀… 코스피 15.20P 올라 모처럼 활짝 금융업계 “수익성 더 악화 우려”
13일 서울 지하철 2·6호선 합정역 가까이에 문을 연 ‘마포한강2차 푸르지오’ 오피스텔의 본보기집에는 아침부터 발 디딜 틈이 없었다. 현장에 상담사를 10명이나 배치했지만 사람들이 너무 몰리자 상담을 포기하고 바로 청약창구로 향하는 방문객들도 적지 않았다. 이날 오피스텔을 청약한 이모 씨(54)는 “이제 은행에 돈을 넣으면 바보 아니냐”라며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이 낮아져도 연간 4∼5%는 나와 은행이자의 2∼3배는 된다”고 말했다.
‘1%대 기준금리 시대’가 열리면서 부동산을 비롯한 투자시장에서 반응이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금융회사 창구에는 고수익을 낼 수 있는 금융상품에 대한 문의가 잇따랐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금리에 민감한 오피스텔이나 상가, 소형 아파트 등 수익형 부동산시장이 특히 영향을 많이 받는 분위기다. 실수요자 중심으로 매매 거래가 살아나고 있던 상황에서 한은의 금리 인하가 투자자들의 수요를 더 키웠다는 분석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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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들도 바쁘게 움직였다. 이날 증권사 영업점에는 금리 하락이 예상되는 저축성상품 대신 주식투자 비중을 늘려 달라는 고객들의 요청이 이어졌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개인 못지않게 법인들도 민감해하고 있다”며 “중소기업 고객들 중 단기자금을 많이 넣어 둔 곳들이 문의를 많이 하는 편”이라고 밝혔다.
고액 자산가들은 금리 인하에 대응해 조금씩 자산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면서도 예상보다는 차분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조성만 신한은행 자산관리솔루션부 팀장은 “이자로 생활하는 고객들로부터 ‘저금리가 고착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문의가 이어졌다”고 전했다.
증시는 모처럼 활짝 웃었다. 13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5.20포인트(0.77%) 오른 1,985.79로 거래를 마쳤다. 전날 주춤했던 원-달러 환율도 금리 인하의 영향을 받아 이날 2.1원 오른 1128.5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편 이자 마진이 이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은행들은 향후 수익성이 더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보험사들도 금리 인하로 자산운용 이익률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에 울상을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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