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대학가 新풍속도
연세대 사회학과 4학년 김재환 씨(26)의 이야기는 이 같은 신풍속도에 해당되는 사례다. 그는 지난해 11월 졸업 전 마지막으로 유럽 배낭여행을 가려 했지만 계약기간 4개월 남은 방이 바짓가랑이를 잡았다. 자신에 이어 방에 거주할 이를 찾지 못하면 김 씨는 남은 계약기간 4개월간 50만 원씩 총 200만 원을 물어야 할 판이었다. 최후의 방법이라 여기며 페이스북 본인의 학과 페이지에 자취방 관련 사진, 정보를 올렸는데 예상 밖의 결과를 얻었다. 김 씨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보고 같은 학과 학생들의 문의가 이어진 것. 결국 김 씨는 방의 새 주인을 구한 뒤 마음 편히 배낭여행을 떠날 수 있었다. 경희대 영어학부 3학년 최재원 씨(24)는 지난달 중순 친구가 지인의 부탁을 받고 페이스북에 올린 자취방 관련 글을 보고 방을 구했다. 기숙사 지원에서 떨어진 후 급하게 방을 찾던 차에 친구가 올린 글이 도움이 된 것이다.
SNS를 통한 방 거래는 더이상 대학가에서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실제로 현재 페이스북에는 ‘강릉대에서 자취하자’ ‘평택대 자취해 볼까요’ 등의 커뮤니티가 개설돼 있다. 과거 각 대학 인터넷 커뮤니티들이 해오던 역할을 SNS가 맡게 된 것. 김 씨는 “온라인 방 거래의 취약점은 과연 상대방을 믿을 수 있느냐”라며 “(지인 관계를 기본으로 구축된) SNS를 통하면 좋지 않은 조건에 계약하거나 사기를 당하는 등의 걱정을 덜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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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온라인을 통한 홍보 활동에 취약한 부동산 중개사무소들은 매출에 직격탄을 맞았다. 연세대 근처에서 중개사무소를 운영하는 이모 씨(38·여)는 “매년 대학생 손님이 줄어드는 실정으로 지난달에는 대학생 손님이 거의 없었다. 요즘 대학생들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대주택을 계약하는 게 아니면 중개사무소를 직접 찾아오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며 울상을 지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