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동양증권’ 대만그룹에 인수된지 1년
5일 서울 을지로 본사에서 만난 서명석 유안타 증권 사장.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동양그룹 사태’로 홍역을 치른 옛 동양증권이 대만 1위 증권사인 유안타(元大)금융그룹에 인수돼 ‘유안타증권’으로 새 출발을 한 지 4개월이 지났다. 동양사태를 수습하고 유안타호(號) 출범을 진두지휘한 서명석 사장(54)은 5일 서울 을지로 본사 집무실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올해 ‘리테일 명가(名家)’의 명성을 회복하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서 사장은 “일부 투자자는 지금도 피켓을 들고 시위하고 있지만 동양 사태로 떠났던 많은 투자자들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며 “멈춰 섰던 영업력이 생각보다 빨리 회복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투자자에게 손실을 끼친 ‘나쁜 상품’을 팔긴 했지만 ‘나쁜 의도’는 없었다는 것을 고객들이 알아주고 있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고객의 신뢰를 잃지 않도록 진정성이 담긴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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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안타증권은 전 영업직원을 주식 전문가로 육성하기 위해 업계 최초로 ‘리서치 트레이딩 스쿨’을 운영하고 있다. 지점 직원을 2주간 리서치센터에 배치해 체계적인 교육을 받게 하는 과정이다. 또 주식투자자를 위해 기업 실적, 수급 상황 등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유망 종목을 골라주고 매수는 물론 매도 시점까지 알려주는 ‘마이 티레이더(MY tRadar)’ 서비스를 강화했다.
서 사장은 무엇보다 “범중화권 금융시장을 가장 잘 아는 증권사”로서 중국 시장에 관심이 높아진 고객들을 사로잡겠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중국 본토 주식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후강퉁 제도’ 시행 이후 유안타증권은 후강퉁 직접거래 부문에서 업계 2위의 입지를 굳혔다. 후강퉁 관련 랩어카운트 상품, 주가연계증권(ELS) 등도 업계 최초로 선보이며 투자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서 사장은 “대만을 비롯해 홍콩, 상하이, 선전 등에 있는 리서치 인력 200여 명이 유안타의 핵심 경쟁력”이라며 “이를 통해 생생한 투자정보와 한발 앞선 상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증시에 대한 기대감도 내비쳤다. 그는 “단기 급등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중국 증시의 상승 동력은 고성장보다 자본시장 개방과 저평가에 있다”며 “연간 7% 안팎의 경제성장만으로도 증시는 더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